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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사퇴 거부…"부통령에 권력이양"

입력 : 2011.02.11 09:18|수정 : 2011.02.11 09:41

타흐리르 광장 시민들 분노..엘바라데이 "이집트 폭발할 것"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즉각적인 퇴임을 거부한 채 자신의 권력을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점진적으로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밤 국영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외부의 강권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이 치러지는 오는 9월까지 평화적인 권력이양 조치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언급, 조기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나는 차기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내 의도를 분명히 밝힌다"며 종전의 불출마 약속을 재확인한 뒤 "헌법의 5개 조항은 개정하고, 1개 조항은 삭제할 것"이라며 종전의 개헌 약속을 구체화했다.

그는 이어 발효된 지 30년 된 비상계엄령도 국가의 안보상황이 안정되면 해제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엄법 폐지 시점을 못박지는 않았다.

이 같은 발표는 이날 밤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카이로의 타흐리르(해방)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집트에서는 그가 사임을 발표할 수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됐고, 이런 탓에 타흐리르 광장에는 이날 저녁 무렵부터 수십만명이 운집해 그의 연설을 기다렸다.

이와 관련, 이집트 군의 최고위원회는 이날 최고 사령관인 무바라크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연 뒤 국영TV에 "국민의 적법한 요구에 대한 지지"를 발표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군의 압력 속에 퇴임을 결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은 오는 9월까지 권좌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고, 이에 타흐리르 광장의 시민들은 "떠나라, 떠나라, 떠나라"라는 구호를 연호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집트의 유력한 야권 지도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집트가 폭발할 것"이라며 "군은 지금 당장 국가를 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가정과 직장으로 복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우리는 대통령궁으로 향한다, 수백만 명의 순교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으며, 일부는 타흐리르 광장 근처의 국영방송 건물 쪽으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이끌고 있는 주요 단체들은 이튿날인 11일 카이로 시내 6곳에서 각각 집회를 연 뒤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는 '100만명 항의 시위'를 열 예정이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