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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기에 4천 500원…3월 '배추대란' 다시 오나?

입력 : 2011.02.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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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가 끝난 재래시장.

명절 장보기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던 지난주와는 달리 조금은 한산한 풍경인데요.

이곳의 이번 주 배추 한 포기 값은 4천 5백 원 정도.

지난주 한 포기 5천 원을 넘었던 가격에 비하면 조금 내린 가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머니 사정 빡빡한 주부들에게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비싼 가격입니다.

[김복심/서울 송파구 : 동네 시장이 더 비싸서 가락동 시장이 좀 쌀까 싶어서 왔는데, 너무 비싸요. (뭐가 제일 부담스러우세요?) 다 부담스러워요. 몇만 원 가지고 가도 반찬 살 것도 없어요. 파도 그렇고 안 비싼 게 없어요.]

올해 들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채소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파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싼 가격을 외치며 손님을 불러 모으기도 힘든 현실인데요.

[인정순/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상인 : 예전에 비하면 두 세곱 된다고 봐야죠 올해는. 가정에서는 더 힘들어하고 영업집에서는 어쩔 수 없이 써야하니까 양을 줄여서 가져가고 있어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채소값 때문에 가장 힘든 것은 누구보다 저렴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팔아야 이윤이 남는 식당 주인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식당 주인들의 엄살 섞인 하소연도 빈말로 넘기기 어려운 현실이 되었습니다.

[조혜성/식당 주인 : 종목에 따라 틀리지만 구정이 지나서 물량이 없어 더 오른 것도 있고, 얼갈이, 시금치 같은 것 다 올랐어요. 한 두 가지 내린 것도 있지만 너무 많이 올랐어요. 경쟁을 해야 하니까 음식값을 올리기 쉽지 않죠. 인건비를 아껴야 하니까 힘들게 일을 하는 거죠.]

그렇다면 최근 채소값은 얼마나 올랐을까요?

농수산물 유통공사 자료에 의하면 가장 많이 오른 채소는 부추로 지난 달에 비해 39% 이상 올랐습니다.

한편 서민들 식탁에 빠지지 않는 애호박은 30%, 시금치는 22%, 풋고추는 21% 이상 올랐는데요, 그나마 덜 올랐다는 대파와 배추 마저도 지난달에 비해 16%와 4% 이상 올랐습니다.

반면 내린 품목은 찾아 보기 어려운데요.

겨울철 수요가 적은 무와 붉은 고추 정도가 10% 정도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 고작입니다.

연일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채소값은 싼 곳에서 대량으로 많이 사다 먹던 장보기 습관을 조금씩 한번 먹을거리만 사다 먹는 경향으로 바꾸고 있는데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한 두 사람이 한 끼 먹으면 없을 정도로 적은 묶음을 990원에 파는 이벤트 매장입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대형 마트에서 일주일치 찬거리를 한번에 쇼핑하는 소비자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조순옥/대형할인점 판매담당 : 파나 당근 ,양파, 콩나물 같은 경우가 잘 나가죠. 아마 조금씩 들어 있으니까 좋고, 990원 하면 싸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많이 가져가시는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도 많이 그렇게 하는 편이예요.]

그럼 왜 이렇게 채소값이 오를까?

이유는 날씨 영향이 가장 큽니다.

연이은 한파와 폭설의 여파로 작황이 좋지 않고 재배된 채소의 현지 작업이 어려워 출하량마저 줄면서 채소값이 이상 급등 조짐을 보이는 것인데요.

특히 큰 폭으로 오른 시금치와 봄동, 부추와 같은 시설 채소는 주 생산지인 포항 지역의 폭설 피해를 입은 하우스가 많아 당분간 가격이 내려가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주부터 한결 포근해진 날씨로 작업량과 출하량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권오엽/농수산물 유통공사 유통정보팀장 : 배추나 이런 것들은 눈이 녹다 보니 산지 내 수확량이 늘면서 시장 반입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 같고 수요가 감소했기때문에 전반적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3월 들어 배추 가격이 한 포기에 1만 원을 넘었던 지난해 배추 대란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김장 김치를 식탁에 올리는 가정이 많고, 방학 중이기 때문에 김치 수요가 많지 않지만, 3월부터 학교 급식으로 인한 배추 수요가 늘고, 가정의 김장 김치가 대부분 소진되고 나면 햇김치를 담그는 가정이 늘면서 배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권오엽/농수산물 유통공사 유통정보팀장 : 지금 정도면 월동 배추가 창고에 쌓여 있어야 하는데, 작년에 한파와 폭설로 작업을 못하고 얼어 있는 상태로 창고의 물량이 없기 때문에 3월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자 정부도 봄 배추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겨울 배추 2,000톤을 비축해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3~4월 도매 시장에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산 배추 2,000톤을 수입해 2월부터 4월에 중소규모 김치업체에 공급하고 일부 물량은 도매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필요한 배추 물량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봄 배추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시기인 5월에서 6월까지는 안정된 가격으로 배추를 사먹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한 포기 1만 원을 훌쩍 넘어 고기보다 비쌌던 김치를 먹었던 배추 대란의 악몽이 올 3월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현실로 점쳐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