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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드려요"…5백년 맥 잇는 화순 복조리 마을

입력 : 2011.02.05 07:48|수정 : 2011.02.0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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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가 되면 집집마다 복조리를 걸어두고 복을 기원했던 풍습 기억나시죠? 국내 대표 복조리 마을로 손꼽혔던 전남 화순 송단마을의 복조리가 이제는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KBC 임수정 기자입니다.



<기자>

백아산 기슭에 자리잡은 화순 복조리 마을, 능숙한 손놀림으로 솜씨좋게 복조리를 엮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산죽을 베어다 말리고, 가늘게 쪼개 물에 담근 대나무살을 씨줄 날줄로 꿰면 금세 복조리가 만들어집니다.

[나승식/전남 화순군 송단마을 : 산죽을 베어서 쳐서, 집에 갖고 와서 말려 만드는 거지.]

복조리 만들기 전통이 500년도 넘은 송단 마을, 정초가 되면 복조리를 방 귀퉁이에 걸어놓고 한해 복을 기원했던 풍습 덕에 한 때는 연간 10만 개 정도의 복조리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 복조리 마을이었습니다.

겨울철 농한기 집집마다 만들어 파는 복조리는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됐습니다.

[유연순/전남 화순군 송단마을 : 다들 만들었지. 그걸로 먹고살고 가르치고… 장에 가면 비료 사오고…]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값싼 중국산 제품이 밀려오고 또 복조리 수요도 줄면서 이제 마을에서 단 1~2가구 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찾는 사람도 거의 없고, 고생해서 만든 복조리는 한 쌍에 삼천원도 못받아 주문이 들어올 때만 조금씩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 올 한 올 복을 엮는 사람들, 복을 짓고 또 복을 준다는 마음으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C)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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