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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오갈데 없어"…30대 강도 자작극

입력 : 2011.01.31 14:33

딱한 처지 배려한 경찰 훈방 조치


추운 날씨에 오갈 곳이 없는 처지의 30대 남성이 경찰서에 머물기 위해 거짓으로 강도짓을 했다며 자수하는 해프닝이 빚어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31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최모(33)씨는 이날 오전 4시께 서구 모 파출소를 찾아 "강도짓을 했다"며 자수했다.

최씨는 지난 20일 북구 운암고가도로 밑에서 행인을 폭행하고 5만원을 빼앗았다며 범행을 털어놓았고 경찰은 최씨의 진술을 근거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최씨의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경찰은 추궁 끝에 거짓이었다는 최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최씨는 "PC방을 전전하며 살았는데 돈도 없고 갈 곳도 없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머물 곳이 필요했는데 경찰서라면 따뜻할 것 같아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6-7년 전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살아왔으며 공사판, 다방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직장을 잃고 수개월 동안 PC방을 전전하며 라면 등으로 끼니를 해결해온 최씨는 이제 PC방에서조차 머물 수 있는 돈이 떨어지자 마지막 피신처로 경찰서를 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최씨를 훈방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머물 곳도 없는데 경찰서에 있으면 따뜻하게 잘 수도 있고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따뜻한 아침밥도 먹여주고 열심히 살 수 있도록 설득했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