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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값 못하는 뉴타운…물 줄줄 새고 얼기까지

조정 논설위원

입력 : 2011.01.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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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타운이 이름값을 못합니다. 내 집의 꿈을 이룬 이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고통이 적잖습니다. 물이 줄줄 새고 실내에 얼음까지 업니다.

서울 은평 뉴타운에 조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북한산 기슭에 자리잡은 서울 은평뉴타운.

지난 2008년 6월에 입주한 이 곳은 1만 5천여 세대가 살고 있는 대규모 단지입니다.

하지만 입주 이후 하자가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마루와 부엌 천장에서 물이 비오듯 떨어집니다.

받쳐 놓은 양동이를 금새 채웁니다.

[피해 주민 : 처음에는 여기서 떨어지더니 갈수록 이쪽으로 번 져서 저기까지 물이 줄줄줄 쏟아졌어요.]

이튿날 베란다는 물바다가 됐습니다.

배수관에서 물이 역류해 베란다를 가득 채운 것입니다.

고인 물이 거실에 흘러 넘치지 않도록 쓰레받기로 연신 물을 퍼냅니다.

계속된 한파로 배수관이 꽁꽁 얼어붙어 막히면서, 윗집에서 내려 보낸 물이 아랫집으로 흘러 넘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배관이 얼어 터지고 겹겹이 얼음이 쌓인 현장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실내에 습기가 차는 '결로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구도 많습니다.

옷장 벽에까지 물이 흘러내리고 마룻바닥에는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김윤정/피해 주민 : 화나죠. 이게 집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사는 집을 이렇게 만드나, 이럴 수는 없거든요. 음식을 조금만 해 먹어도 결로가 더 심해지고 벽지에 수증기가 달라 붙어서 물이 줄줄 새고 이런 상태거든요.]

이웃 아파트의 다용도실은 아예 바깥이나 다름없는 냉골입니다.

얼어붙은 세탁기는 뜨거운 물로 한 두 시간씩 녹여서 써야 할 정도입니다.

시행사측은 혹한 핑계만 댈 뿐, 다용도실 같은 서비스 공간은 단열 조치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행사 관계자 : 여기가 서울(도심) 온도보다 3, 4도씩 낮습니다. 올해같은 경우는 계속 추웠기 때문에 계속 얼어있는 상태죠.]

배수관과 벽체에 대한 근본적인 보온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해마다 똑같은 피해가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시공사가 아파트 설계 때부터 주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최순자/피해 주민 : 뉴타운이라고 해서 잘 지어졌을거다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고칠데가 한 두 군데가 아니고.]

이미 단지별로 수백 건씩 민원이 접수됐고 참고 사는 집까지 합치면 피해가구는 훨씬 많습니다.

주민들은 행정안전부에 하자분쟁 조정을 신청하고 안되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피해 주민 : 차라리 지금 어떤 생각이냐면 이게 물건이라면 반품하고 싶어요. 환불받고 싶다고요.]

내집마련의 기쁨도 잠시 뿐이었습니다.

뉴타운 주민들은 기약없이 하자 보수를 기다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