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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물가 겁난다…정부 '역부족'

입력 : 2011.01.30 07:09

사과 10개에 3만원 넘고 배추 한포기 5,000원 돌파


사과 10개에 3만원이 넘고 배추 한 포기 가격이 다시 5천원을 돌파했다. 삽겹살은 500g에 1만원을 넘었고 3천원 짜리 오징어도 나왔다.

작황 부진과 한파, 구제역이 겹치면서 농축수산물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품목이 수두룩하고 외식물가도 불안해지고 있다.

주유소 휘발유값은 16주 연속으로 오르고 전셋값 상승세는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먹고', '사는' 물가가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전방위 대책을 통해 '물가와의 전쟁'에 들어간 지 보름이 지났지만 천정부지 오름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입 벌어지는 먹는 물가..배추 5천원 넘고 배 하나에 4천원

최근 오름세는 지나치게 가파르다. 콩, 팥, 녹두 등 식량작물과 오징어, 고등어의 1월 평균가격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30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국산 콩(백태) 1㎏의 1월(1~28일) 평균 소매가격은 작년 1월보다 65% 오른 1만1천602원으로 석달째 1만원을 웃돌았다. 팥(적두)도 ㎏당 1만5천712원으로 작년 1월보다 75%, 녹두는 1만4천340원으로 69% 뛰었다. 고구마도 31% 오른 ㎏당 4천402원에 팔렸다.

한파의 영향을 받고 있는 채소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월동 배추는 지난 28일 포기당 평균 5천234원에 팔려 1주일 전에 비해 17.6%, 1년 전보다 117.4% 올랐다. 깐마늘은 7일 전보다 1.3%, 1년 전보다 12.9%가, 대파는 2.9%, 103.8%가 올랐다. 특히 배추와 대파의 1월 평균 가격은 작년 1월의 갑절 수준으로, 역대 1월 중에 가장 높았다.

최근 급등한 품목으론 1개에 2천원 선을 넘어선 조선애호박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8일 평균 2천132원에 팔리면서 1주일새 21.6% 치솟았다.

과일값은 작황 부진 탓에 심하게 솟아올랐다.

사과(후지)와 배(신고) 평균가격은 10개에 각각 3만235원, 3만802원으로 3만원선을 넘었다. 사과는 1주일 전보다 4.5%, 한 달 전보다 28.7%, 1년 전보다 61.0%가, 배는 각각 2.4%, 6.6%, 38.1%가 올랐다. 단감은 같은 시기 대비 2.1%, 9.1%, 26.3% 올라 10개에 평균 1만원을 넘어섰다.

특히 배는 개당 4천원 이상에 파는 곳도 있었다.

◇삼겹살 이어 호주산 소갈비 급등..오징어.고등어 '천정부지'

구제역으로 직격탄을 맞은 돼지고기 삼겹살 중품 가격은 500g에 1만170원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1주일 사이에 7.1%, 한 달 전보다 28.4%, 1년 전보다 26.6% 올랐다. 울산의 한 마트에서는 1만3천400원에 팔았다.

한우 갈비는 안정세인 반면 수입 쇠고기 중에 호주산 냉장갈비는 500g에 1만2천524원으로 1주일 전보다 6.9%, 한 달 전보다 31.5% 뛰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권에 든 계란은 10개에 2천원을 넘었다. 1주일 새 3.8%, 한 달 새 8.2%, 1년 전보다 19.7% 오른 가격이다.

생선가격도 만만치 않다. 고등어와 물오징어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고등어는 마리당 5천원 넘게 파는 곳이 있었다. 평균 가격은 4천490원으로 7일 전보다 0.2%, 한 달 전보다 12.8%, 1년 전보다 49.0% 올랐다. 물오징어는 마리당 3천원을 찍었다. 평균 가격은 2천776원으로 1주일 전보다는 0.6% 떨어졌지만 1개월 전보다는 4.0%, 1년 전보다 61.5% 올랐다.

이러다 보니 자장면, 탕수육 등 외식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사는 물가도 겁난다..생필품 10개중 6개꼴 오르고 전셋값 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활필수품 물가도 뜀박질을 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모니터링 중인 79개 생필품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으로 전체의 58.2%인 46개가 전주보다 오른 반면 내린 품목은 38.0%인 30개에 그쳤다. 10개 중 6개 꼴로 오른 것이다.

두루마리화장지(17.4%), 아이스크림(4.1%), 혼합조미료(3.6%) 카레(3.1%)가 주요 상승 품목이다.

정부가 반드시 잡겠다고 밝힌 기름값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무연 보통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4.4원 오른 1,830.7원으로 2년5개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16주 연속 상승세다.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은 심화되고 전셋값은 치솟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국 평균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4%, 작년 연말 대비 1.5% 올랐다. 서울은 같은 시기 대비 0.4%, 1.7% 올랐고, 부산과 대전은 똑같이 0.5%, 2.0% 상승해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전세 물량이 부족한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물량 부족 정도는 85.5%로 5주 연속 증가했다.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은 당장 가계의 이자부담을 키우고 있다. 대다수 시중은행이 이달 들어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대출 금리를 인상한 폭은 0.20%포인트에 이른다.

◇설 성수품 관리 효과 미미..1월 물가상승률에 촉각

가격 강세인 품목 중 배추, 마늘, 사과, 배, 쇠고기, 돼지고기, 달걀, 고등어, 오징어는 정부가 집중 관리 중인 설 성수품이다.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시장에 풀었지만 뛰는 가격을 잡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차례상 차리기에 23만원 든다는 분석도 나왔다. 작년보다 20% 더 든다. 이런 상황 탓에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 달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특히 급등세인 사과와 배에 대해선 공급을 추가로 50% 늘리기로 했다. 사과는 하루에 750t을, 배는 1천100t을 풀어 설 직전 막판에 가격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성수품 공급물량을 평소의 1.7배로 확대했는데도 농산물 분야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공급물량을 추가 확대하는 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할당관세 인하 외에도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다만, 대학등록금은 지난 26일 현재 국립 46곳을 포함해 157개 대학에서 동결된 것은 성과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와 한국유치원총연합회도 수업료 동결을 선언했다.

정부는 또 연초부터 상승 움직임을 보이는 상수도료 등 지방공공요금의 흐름은 물론 학원비, 자장면, 이미용료 등 개인서비스요금의 편승 인상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