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일대 빈집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물건을 훔친 도둑이 눈 위에 찍힌 자신의 발자국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11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강서구 개화동의 한 주택에 사는 이모(72) 할아버지는 누군가 현관문을 여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초인종도 누르지 않고 할아버지 몰래 문을 열 사람은 강도나 도둑밖에 없었다.
더구나 최근 이 일대 여러 집이 빈집털이범에게 물건을 털린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즉시 112에 신고했다.
신고전화를 받고 강서지구대 소속 지화명 경사와 문삼환 경장이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40분께.
두 경찰관은 검은 점퍼와 운동복을 입은 남자가 할아버지 집 현관문을 열려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 남자는 경찰관이 도착한 것을 눈치 채고 쏜살같이 담을 넘어 골목으로 달아났다.
할아버지 집 담에는 이날 새벽에 내린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지 경사와 문 경장은 침입자를 찾아 근처 주택가를 샅샅이 뒤지다 할아버지 집 앞에서 언뜻 본 남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남성을 발견했다.
두 경관은 이 남자에게 다가가 할아버지 집에 침입하려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으나 이 남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딱 잡아뗐다.
이때 지 경사의 눈에 남자가 신은 운동화가 들어왔다.
할아버지 집 담에 눈이 쌓여 있었고 침입자가 담을 넘어 달아난 것을 떠올린 지 경사는 수상한 남자를 할아버지 집으로 데리고 가 담 위에 쌓인 눈에 찍힌 발자국과 남자의 운동화 밑 문양을 대조했다.
운동화 밑 문양과 담위 쌓인 눈에 남은 발자국은 크기, 모양이 정확히 일치했다.
지 경사 등은 이모(32)씨를 절도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했다.
강서경찰서 강력팀에 넘겨진 이씨는 "잠시 소변을 보고 나올 생각이었다"고 주장하다가 결국 "빈집으로 알고 물건을 훔치러 들어가려 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최근 개화동 일대에서 일어난 7건의 절도사건 범인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 집을 수색해 여성용 반지와 귀걸이, 목걸이 등 총 2천900만원 어치의 귀금속 27점을 찾아냈고 일부는 주인에게 돌려줬다.
경찰은 26일 이씨를 절도 등 혐의로 구속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