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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공동성명에 '핵심이익' 빠진 까닭

입력 : 2011.01.20 15:51

중국, 2009년 성명 문구 빌미로 줄곧 강공 '절치부심' 미국, 이번에 삽입불가 입장 관철


미국과 중국이 현지시간으로 19일 열린 정상회담후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11월 방중 당시 정상회담 공동성명문에 있던 '핵심이익(Core Interest)'이라는 단어가 이번 공동성명문에는 자취를 감춘 점이다.

미중 양국이 이날 발표한 협력관계 확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군사 및 민간분야 교류확대, 경제협력 강화 등 총 41개항으로 구성된 공동성명 전문에는 핵심이익이라는 단어를 아예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2009년 정상회담후 이를 빌미로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성명 사전 조율과정에서 이를 두고 미중이 적지 않게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11월 채택된 미중 공동성명에는 서론과 중미관계 언급에 이은 '양국 전략적 신뢰 건립 및 심화' 항목에 "양국이 모두 상대방의 핵심이익을 존중하는 것이 중미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에 아주 중요하다"고 명시됐으며, 이 문구는 그 이후의 미중관계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설명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지난해 내내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론적 무기는 바로 이 문구였다"며 "중국은 미국과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공동성명의 핵심이익 존중 문구를 들먹였고 미국으로서도 곤혹스러웠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은 2009년 11월 이전에는 자국의 핵심이익이 대만과 티베트, 신장위구르 등을 거론했으나 지난해에는 여기에 남중국해와 서해까지 포함시켜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중국은 작년초부터 난사군도(南沙群島)와 서사군도(西沙群島)를 축으로 한 남중국해가 자국의 핵심이익이라고 사실상 '도발'하면서 같은 해 7월에는 미국과 본격적인 대치에 들어가기도 했다.

중국은 같은 달 7월 베트남 아세안지역 안보포럼(ARF)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미국 국익과 직결된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중국은 대내적으로 관영 언론을 동원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식으로 미국과 연일 대립각을 세웠다. 이 때문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대국굴기(굴<山+屈>起:우뚝 일어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중국은 그에 맞서 미국이 베트남과의 군사훈련에 이어 핵협력 의지까지 비치는 '안보카드'를 들이밀자 중국은 대치 두 달여 만에 스스로 접었다.

중국 내부에서도 사실 남중국해가 원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된데다 석유와 각종 원자재의 국제적인 수송로로서 브루나이.말레이시아.필리핀.대만.베트남 등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점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하는데 섣부르게 대처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해에 대해서도 중국은 지난해 내내 서해(중국명 황해)는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미 항공모함의 진입을 불허한다며 미국과 맞섰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책임추궁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훈련이 강행되면서 미 항모의 서해 진입은 이뤄졌고 '불가' 목소리를 높이던 중국 입장만 머쓱하게 됐다.

베이징의 다른 소식통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공동성명에 핵심이익이라는 문구를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각오가 대단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결국 그런 미국의 의지가 관철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중국은 후 주석이 지난 19일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전용기로 도착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핵심이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당시 성명은 중간 부분에 "중미 양국은 서로 선택한 발전의 길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하며 소통을 통해 이해를 심화하고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증진시키며, 교류를 통해 공동인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