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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여론에 보복성 제보…'흉흉한' 정유업계

입력 : 2011.01.20 15:50


국내 정유업계가 예전에 없이 분위기가 흉흉하다.

정부가 기름값 잡기의 표적으로 삼으면서 '비싼 기름값'의 주요 원인 제공자로 몰린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보복성 제보'를 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기름값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오른 것은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 게 아니라 국제 석유제품의 가격이 올랐고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때문에 가격 조정이 제한적이라고 항변하지만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공정위 조사와 관련해서 한 정유사가 보복성 제보를 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면서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공정위는 정유사가 그간 주요 거점 주유소에 대한 이면 거래, 정유사간 지역 분할, 자사 거래 주유소의 거리 제한 등의 영업 관행이 주유소의 자유 경쟁을 방해해 기름값 상승의 원인이 됐는지를 조사중이다.

문제는 이런 영업 관행의 사실 여부를 떠나 한 정유사가 공정위에 지난해 말 이런 내용을 '자수'했다는 소문이 나면서 생겼다.

이런 자수의 배경은 2009년 12월 공정위가 정유사 등에 부과한 천문학적인 액화석유가스(LPG) 담합 과징금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시 공정위는 국내 LPG 업체 6개사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충전소 판매 가격을 놓고 담합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천689억원을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가 가장 컸던 SK가스(1천987억원)와 SK에너지(1천602억원)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리니언시)를 적용받아 각각 과징금의 50%와 100%를 감면받았다.

과징금 액수가 어마어마해 한 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정유사도 있을 정도였다. 일부 정유사는 현재 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진행중이다.

SK에너지가 자진신고로 처벌을 면제 또는 대폭 경감받게 되자 앙심을 품고 있던 다른 정유사들 가운데 하나가 이번에 주유소의 불공정 영업 관행을 자진신고 했고 이 제보가 이번 공정위 조사에 초점이 됐다는 게 정유업계의 시각이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20일 "지난해 모 정유사가 공정위에 자진신고를 했는데 공정위가 당시엔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가 최근 대통령의 '기름값 발언'을 계기로 조사를 재개하면서 이를 다시 보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LPG 과징금 사건 이후로 정유사끼리 접촉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업계 분위기가 싸늘해졌다"면서 "이번에 어느 업체가 자진신고를 했는지는 조사결과 발표 때 리니언시를 적용받는 기업이 있는 지를 보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