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소비자리포트] '허술한 운영'…눈썰매장 안전은?

정규진 기자

입력 : 2011.01.16 17:53

동영상

<기자>

요즘 눈이 많이 내리면서 눈썰매장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데요. 허술한 안전 시설과 관리 운영으로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눈썰매장의 안전불감증을 고발합니다.




썰매를 탄 아이들이 하얀 눈밭을 시원하게 가로지릅니다.

경사를 타고 내려올 때 쾌감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신나는 썰매장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눈썰매장입니다.

초등학생이 썰매의 속력을 이기지 못하고 펜스 밖으로 튕겨져나갑니다.

[넘어갔어, 넘어갔어.]

3미터 아래로 떨어진 아이는 꼼짝을 못합니다.

들것에 실려 의무실로 옮겨와서도 통증을 호소합니다.

[눈썰매장 안전요원 : 여기 아파? 여기는? 아파? 조금만 기다리자.]

검사결과 타박상이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아이가 탄 슬로프의 길이는 120미터로 청소년용입니다.

8살 난 아이가 타기엔 무리지만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썰매의 속력을 재봤습니다.

최고 속력이 시속 60킬로미터를 넘습니다.

썰매를 탄 사람은 더 빠르게 느껴집니다.

도착지점의 안전요원은 2명, 한 번에 십여 명씩 내려오는 현장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눈썰매장 안전요원 : 요원들이 다칠 수 있고 제지당하는 아이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제지는 못하고요.]

완충 역할을 하는 눈벽을 경사지게 쌓은 것도 문제입니다.

[눈썰매장 직원 : (눈이) 턱이 져줘야 하는데 그게 없이 그대로 완 만하게 올라가다 보니까.]

한마디로 예견된 사고였습니다. 

이동로도 위험합니다.

강추위에 빙판이 돼 썰매를 타고 놀 정도입니다.

계단으로 만들어져 썰매를 끌고 올라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다른 썰매장도 다를 게 없습니다.

바로 옆이 낭떠러지인데 엉성하게 만든 난간은 한눈에 보기에도 위험천만입니다.

의무실이라고 적힌 곳엔 매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구급약품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습니다.

[눈썰매장 직원 : 파스 하나 사다 놔야 하는데, 외향 연고 이런 건 있는데 안(내향)에 할 건 없네.]

규모가 작은 눈썰매장일수록 시설은 더욱 엉망입니다.

얼음덩어리로 채워진 비료 부대가 매트를 대신합니다.

안전망은 너무 낮은데다 너덜거리기까지 합니다.

[이수진/인천 삼산동 : 꼭 놀이만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안전바도 튼튼하지만은 않은 거 같고]

눈썰매장은 전국에 120곳이 넘습니다.

해당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돼 영세한 업체가 난립하고 있습니다.

허술한 법규도 사고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슬로프의 안전은 가장자리에 눈을 쌓거나 공기매트를 설치하라는 조항뿐입니다.

썰매 속력을 좌우하는 슬로프 경사에도 제한이 없습니다.

[오경임/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 : 눈썰매장이 주로 어린이가 이용을 하고 있고, 안전 사고의 우려가 많이 있기 때문에 관계기관에서는 시설 점검 및 안전 점검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썰매를 탈 때 다리를 쭉 뻗지 말고, 무릎을 굽힌 채 발바닥을 땅에 대고 속력을 조절할 것을 당부합니다.

어린이의 안전모 착용과 함께 딱딱하고 날카로운 플라스틱 썰매보다 안전한 튜브 썰매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