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앵커>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해고사태가 해결 기미가 없습니다. 미화원들의 반란은 아직은 외롭고 고단합니다. 최저임금, 생계불안의 비정규직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태입니다. 당장은 홍대 비난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흥수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살을 에는 강추위 속에 길거리로 뛰쳐 나온 사람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 지푸라기라도 잡아야하는 상황,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은 이렇게 이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 우리 한 분도 낙오되지 말고 똘똘 뭉쳐서 이겨나가 보자고요.]
새해 시작과 함께 해고 통보를 받은 청소, 경비노동자들은 모두 170명.
이들이 속한 용역업체가 지난 12월 31일, 종전과 같은 용역단가로는 채산성이 없다며 학교측과 재계약을 포기했고, 이들과의 고용관계도 청산한 것입니다.
[홍익대 관계자 : 노동조합이 결성이 되고 임금인상 요구가 심하고 학교는 그 요구를 다 받아줄 것 같지가 않으니까 자기들은 재계약 안 하고 가겠다고.
하지만 해고노동자들은 학교측의 터무니없는 용역단가 강요가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 이들이 받아온 한달 임금은 세금을 제외하고 75만원 내외, 휴게시간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하루 10시간의 근무를 감안하면 사실상 법정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이정순/해고노동자 : 월급이 다른 데 주는 것하고 똑같이 좀 사람 대접같이 해주고 그러면 그게 제일 아줌마들 아저씨들은 그게 바람이죠.]
더욱이 식대로 하루 3백 원씩 한달에 고작 9천 원이 지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이후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장으로 변한 대학 사무처, 맨바닥에 매트를 깔고 간신히 숙식을 해결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김옥희/해고노동자 : 그냥 열심히 하려고 투쟁해서 이겨가지고 일자리를 찾으려고]
하루빨리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갈수록 더합니다.
[해고노동자 : 75만 원 그거 받고도 좋다고 했는데 이거 하루 아침에 이렇게 돼 버리니까 너무 분하지. 죽을 때 까지 해야 돼 끝날 때까지 해야 돼.]
몸은 매일 파김치가 되지만 주위의 관심은 큰 위안입니다.
[김명순/해고노동자 :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주위에 이렇게 많이 후원물품이니 후원금이니 많이 해주시고 하니까 정신력으로 버티는 거죠 뭐.]
안타까운 모교의 상황에 졸업생들의 방문도 이어집니다.
[신성현/졸업생 : 그냥 소식 듣고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마땅히 도울 게 없고 그래서 좀 이렇게 추운데 고생하시니까 든든히 드시는 거라도 잘 드시게 사왔습니다.]
특히 농성 초기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학내 농성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던 총학생회측의 행동이 도마에 오르면서 주변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김용하/학생회장(지난 3일) : 지금 학생들이 안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아닙니다.]
[임한빈/홍익대 3학년 : 학우들 전체 의견이 수렴되지 못한 상황에서 그런 얘기가 나와서 지금 많이 오해를 받고 있고 많이 마음이 아픕니다.]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한 해고노동자 지지 운동이 확산돼 모금을 통한 신문광고도 곧 나올 예정입니다.
[김여진/배우(홍대 해고노동자 후원) : 실패가 됐든 성공이 됐든 저 분들이 어떤 결과를 갖든 학교가 어떻게 나오든 마지막까지 관심을 가지고 보고 싶어요.]
이렇게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들에 대한 고용문제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는 게 학교측의 입장이어서 사태해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홍익대 관계자 : 고용하고 안하고는 용역업체가 판단할 일이다. 학교는 단지 권장하고 권유할 뿐이다.]
하지만 최저생계비도 보장 못 할만큼 낮은 용역단가를 고집하는 학교측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원청(학교)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을 때 이 간접고용의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어요. 적정한 용역 조건 내지 외주화 조건을 보장할 때 현재와 같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학교측은 지난 12일 용역업체들을 불러 입찰 설명회를 여는 등 새 용역업체 선정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해고된 이들에 대한 고용승계나 처우 개선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서복덕/해고노동자 : 하루라도 빨리 가서 일하고 싶어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