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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재개' 핑퐁게임…기싸움 가열

입력 : 2011.01.12 17:31

북, 남측 역제의에 '공 넘기기'…도발 책임은 외면
전문가들, 상황변화 가능성 여전히 배제 안해


북측이 잇따른 대화공세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북측은 12일 통일부 앞으로 총 3통의 통지문을 또 보냈다.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과 개성공단 실무회담 개최를 촉구하는 한편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른 5.24조치 이후 자신들이 스스로 동결했던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신년 공동사설(1일)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8일), 아태평화위원회.조선적십자회.경협협의사무소 명의의 통지문(10일)에 이어 '쓰나미' 수준의 대화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 통지문은 지난 10일 북측의 회담 제의를 정부가 역제의한 데 대한 화답의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이는 6자회담을 위한 관문으로 남북대화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오는 19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과 김정은 후계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이왕이면 남측으로부터 경제적 실리도 챙기자는 포석에 따라 전면적인 대화 공세를 취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는 북측이 당국 명의로 전화통지문을 보내온 것이 눈에 띈다.

정부가 북측의 대화제의에 책임 있는 당국이 아니라며 대화주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나름대로 형식적 요건을 갖춘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내용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지난 10일 당국간 회담 역제의를 하면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것"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북측은 경제적 실리를 챙기자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이나 개성공단 실무회담, 경협협의사무소 정상화 모두 관광이나 경협 활성화를 목표로 둔 것이기 때문이다.

금강산관광은 2008년 7월 고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중단됐고, 개성공단은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남아있으며 5.24조치에 따라 신규투자가 금지된 상황이다. 경협협의사무소는 5.24조치에 대한 반발로 북측이 스스로 동결조치를 취하고 남측 인원 8명을 일방적으로 추방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위장 평화공세"라는 기존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의 역제의에 대해 북측이 진정성을 회피하면서 다시 공을 우리 측에 넘기려는 의도라는 평가인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형식적 요건은 나름대로 갖췄지만, 도발에 대한 책임인정은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경제지원과 원조를 받기 위한 회담만 제의했다"며 "여전히 진정성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에 따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한 바 있음을 다시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 같은 입장을 북측에 별도로 통보하지는 않기로 했다.

북측은 19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공법'을 회피하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대화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간 기싸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황 변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남북대화 재개를 둘러싸고 핑퐁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대화 에너지가 축적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정부의 역제의에 대한 북한의 화답 가능성이 닫히지 않았다고 본다"며 "남북간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부의 유연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당장 논의하기는 어렵지만, 개성공단은 현재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치적 사안과 분리해 접근하는 유연성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