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부를 찌르는 촌철살인 논평이 아쉽다."
대여 공세의 선봉에 서있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대변인들의 논평 스타일을 놓고 최근 여의도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지적이다.
언제부터인가 핵심을 날카롭게 짚어내는 논평은 실종되고 '국회 브리핑'이라는 형식으로 온갖 현안을 백화점식으로 거론하는 등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거나 가끔 이성을 잃고 상대를 공격하는 게 관행이 됐다.
심지어 상대당 인사와의 다툼과 말싸움 같이 별 것 아닌 사안을 두고 화풀이하듯 쉴새 없이 상대를 몰아치는 '바가지 긁기'와 남을 가르치는 듯한 '강의형' 논평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당 대변인과 원내 대변인간 조율이 미흡해 같은 내용을 중언부언하는 겹치기식 논평도 자주 발생한다.
대변인 한명당 브리핑이 길게는 20∼30분씩 이어지는 경우가 잦으면서 언론인들이 모여 있는 국회 정론관이 '브리핑 공해' 속에서 야당 대변인들의 강연장으로 전락했다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과거의 번뜩이는 해학과 기지는 요즘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게 사실"이라며 "삼라만상을 다 짚으려다 보니 정작 핵심을 놓칠 때가 적지 않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인사는 "같은 내용을 고장 난 레코드처럼 반복하면서도 정작 예민한 사안에는 몸을 사리는 경우가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과거 명대변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따끔한 충고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간단명료하게, 타이밍을 딱 맞춰 핵심을 짚는 게 대변인의 생명"이라고 조언했다.
5차례에 걸쳐 '당의 입'으로 발탁돼 '5선 대변인'이란 별명을 얻은 같은 당 이낙연 사무총장도 "대변인의 승부는 정치에 무관심한 일반 대중의 마음을 끌어들이는데 달려 있다"며 "장광설이나 독설, 험담을 늘어놓을수록 대중이 외면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