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은 거액 사기 혐의로 구속된 그룹 계열사 전 대표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의 김모 상무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8일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영장실질 심사를 맡은 김영수 당직 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 상무는 카지노 업자에게서 약 10억원을 가로챈 혐의가 있는 한화기술금융 전 대표 최광범(58ㆍ구속)씨에게 회사 휴대전화와 현금 900만원을 제공하며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씨가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을 돕고자 사기 행각을 벌였을 개연성을 수사하고 있으며, 지난 6일 김 상무를 긴급체포해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차명계좌와 현금 등으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을 규명하고자 김 회장을 세 차례에 걸쳐 소환한 바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번 사기 사건을 그룹 비자금 의혹과 연관지으려고 경영기획실 소속인 김 상무의 영장을 무리하게 청구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화측 관계자는 "최씨는 약 3년 전에 그룹을 떠난 사람이며, 김 상무는 사적인 친분 때문에 개인적인 도움을 줬을 수는 있어도 사기 혐의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위험성 등이 있다고 보는 만큼 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겠다. 이번 사건이 그룹 비자금과 관련이 있는지는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