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정치

한일 군사협력 본격화하나…"초기단계에 불과"

입력 : 2011.01.04 15:26|수정 : 2011.01.04 15:27

군사비밀보호.군수지원협정 체결…양국 필요성 공유
정부, 국민정서 고려 신중한 입장


국방부가 일본과 연내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한일 군사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일 군사협력 강화는 동북아의 신냉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일본의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이 오는 10일 한국을 방문해 김관진 국방장관과 군사비밀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 문제 등을 논의한다.

일본 방위상의 이번 방한은 2009년 4월 당시 이상희 국방장관의 방일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양국은 당시 정례협의체 운용, 인적교류, 교육교류, 공동훈련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한 '한일 국방교류에 관한 의향서'를 체결해 군사교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나아가 양국은 연내 군사협정 체결까지 추진하고 있어 군사교류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의 초점은 양국의 군사비밀을 공유하는 협정의 체결 여부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 일본과 미국 간에는 군사비밀보호협정이 체결돼 있지만, 한일 간에는 체결되지 않았다"며 "한일 양국은 모두 이 협정의 체결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협정이 체결되면 양국이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정보를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며 "한일 군사관계 발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21개국과 군사비밀보호에 관한 협정 혹은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이나 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일본과는 체결하지 않았다.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도 군사협력 진전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유사시 우리나라를 지원하는 우방국의 원활한 임무수행과 우리 군의 파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태국, 뉴질랜드, 터키, 필리핀, 호주, 이스라엘, 캐나다 등과 이 협정을 체결했다.

군 관계자는 "일본과는 헌법상 제약으로 말미암아 전시의 군수지원보다는 대규모 재난 피해시 양국 군의 상호 군수품 및 서비스 제공이 상호군수지원협정의 주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한일 군사협력 강화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사비밀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 문제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지만 연내 체결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며 "지금은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달 9일 '한미 합참의장 협의회'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군 당국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도 인도적 차원의 훈련은 일본과 함께 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공동 군사훈련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정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양국이 포괄적 군사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새로운 공동선언을 올 봄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발표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일본측과 협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일본과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 다자간 안보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지만 양자간 군사협력은 당장 논의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국이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국민정서 등을 고려할 때 군사협정 체결에 이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반적인 국민정서를 고려할 때 군사비밀보호협정 등 군사협정 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게다가 한일 군사동맹의 강화는 동북아에 신냉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