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 다 오지 말라고 했어요. 구제역 때문에 조심스러워서..."
여주, 양평, 이천 등 경기남부 지역에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도 전체 사육 가축의 13%를 키우는 안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적막한 연말연시를 나고 있다.
2011년을 하루 앞둔 31일 예년 같으면 새해 인사를 하러 도시에 사는 자녀가 하나 둘 고향을 찾아왔겠지만 올해는 구제역 여파로 왕래가 끊겼기 때문이다.
농민들도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삼간 채 구제역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방역에만 집중하고 있다.
안성에서 한우 300두를 사육하는 이모(53)씨는 "외지에 사는 딸에게 올해는 찾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보고 싶지만 어쩌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나뿐 아니라 다른 주민들도 사정은 다 마찬가지"라며 "외부와 왕래 없이 쓸쓸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 200~300두를 키우는 축산농민 박모(61)씨 역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다"면서 "우리도 오랜만에 자식들 보고 즐겁게 새해를 보내고 싶지만 그보단 방역이 우선 아니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이 모여 시끌벅적한 새해를 나는 모습도 올해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원에 사는 회사원 강모(48)씨는 "올해는 신정이 토요일이라 31일 오후께 고향 인 안성에 내려가 부모님도 뵙고 친구들을 만나려고 했는데 어렵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강씨는 "구제역 때문에 늘 고향에서 갖는 연초 모임은 무기한 연기됐고 부모님도 오지 말라고 하시더라"며 "전화로만 안부를 주고받아야겠다"고 말했다.
(안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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