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정치

장외투쟁 이끈 '손'의 다음 수순 뭘까

입력 : 2010.12.26 13:30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목소리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예산 날치기' 무효화 장외투쟁을 계기로 당에 빠르게 착근해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혹한 속에서 장외 노숙투쟁을 이끄는 그의 이름 석자 앞에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이는 것 자체가 어색해진 상황이다.

손 대표 경쟁자 쪽에서도 "이제 민주당 사람으로 인정해줘야 하지 않겠나"라는 말이 나온다. 손 대표가 어려울 것만 같았던 연착륙에 가볍게 성공한 것은 대여 선명투쟁 기조로 모처럼 야당 지도자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좌와 우 사이에서 우물쭈물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투쟁 외길을 선택한 것이 `야당다운 야당'을 기대해온 전통적 지지층을 자극하면서 자연스럽게 당의 구심으로 자리잡게 됐다는 것이다.

이제 관심은 손 대표의 다음 수순에 모아지고 있다.

수권정당을 명분으로 당 장악에는 성공했지만 앞길이 비교가 안될만큼 험난한 탓이다.

안보정국을 발판 삼아 정동영 최고위원이 진보의 좌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고, 조직 재구축에 나선 정세균 최고위원은 균형감 있는 중도개혁 노선에 올라타 현실 중심적인 정책통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정체성과 노선 면에서 손 대표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넓지 않은 것이다.

손 대표의 주요 지지층은 탈지역, 탈이념, 중도 성향이다.

이념적 좌표를 세워 왼쪽으로 갔다가는 '중도'를 내줄 게 뻔하고, 그렇다고 오른쪽으로 가기엔 당심(黨心)이 부담스럽다.

손 대표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처지를 "손학규의 민주당화냐, 민주당의 손학규화냐"라는 물음으로 표현했지만 측근들 사이에서도 진보와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묘안을 선뜻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해답으로 '한국형 복지'를 주창하고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거론되기도 한다.

지역과 이념에서 자유롭지 못한 박 전 대표처럼 국가적 어젠다나 거대 담론을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손 대표는 1차 순회투쟁이 마감되는 28일 이후 민생 현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서는 취임 100일째인 1월10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고심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