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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기획] 파란만장했던 2010년…'사건 그 후'

이호건

입력 : 2010.12.26 18:41|수정 : 2010.12.2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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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0년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피격,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등으로 분노와 충격 게이지가 높았습니다.

사건 사고 이후, 절망 대신 희망을 찾는 우리의 모습을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3일, 북에서 170여 발의 포성이 남녁을 찌르고 연평도는 순식간에 불바다가 됐습니다.

[연평도 주민 : (포격날)있다가 피난 갔어요. (그날 짐 하나도 못챙기신 거예요?) 네. 짐 하나도 못챙겼어요. 신발도 못 신고 양말만 신고 나갔어요. 굉장했어요. 사람 목숨만 건진 것도 다행이에요.]

민간인 2명, 해병대 장병 2명의 생명을 앗아간 참사.

북의 만행이 없었다면 지난 22일 전역했어야할 故 서정우 하사도, 지난 20일이 생일이었던 故 문광욱 일병도 유족들에겐 치명상으로 남았습니다.

[故 문광욱 일병 유족 : 헬리콥터 소리나면 그게 듣기 싫더라고요. 조카가 헬리콥터로 왔잖아요. 시신이. 그래갖고 너무 그게 싫어서 아주 헬리콥터 소리만 들으면 짜증이나고.]

일촉즉발의 긴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 문광욱 일병 유족 : (연평도 사격훈련할 때) 뭔 또 일 날까봐 엄청 내가 진짜 떨었어요. 기도도 많이 하고 뭔 일 안 일어나게 해달라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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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뭐하러 씌웠냐? 확 벗겨버려야지.]

13살짜리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잔인하게 살해한 이른바 '김길태 사건'.

딸을 가진 부모들은 경악했고 전국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그 여파로 전자발찌 부착이 소급 적용되고 약물로 성충동을 억제하는 이른바 '화학적 거세법'도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벌어졌던 부산 덕포동 일대는 여전히 불안에 싸여 있습니다.

CCTV와 방법초소가 추가 설치됐지만 시간이 멈춰버린 듯 동네는 사건이 벌어졌던 열달 전 그대로입니다.

[조복엽/부산 덕포동 주민 : 전 해만 넘어가면 안 나와요. 무서워서.]

범행 현장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고 주변엔 여전히 빈집 투성이입니다.

사건 발생 이후 부산 덕포동 일대는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가 더 황량해진 모습입니다.

[신정자/부산 덕포동 주민 : 세입자들도 한 사람도 잘 안들어오려고 하는 그런 경향이 있대요. 외국분들이나 이렇게 와서 있으려고 하지 여기 있는 사람들 빠져나가는 그런 건가
봐요.]

숨진 여중생의 유족도 살던 곳을 떠나 근처 아파트로 이사갔습니다.

막내딸의 한맺힌 죽음은 가족들을 세상과 등지게 만들었습니다.

더욱이 법원 항소심 재판부가 김길태를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하자 가족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용서받지 못할 범죄는 모두에게 공포와 불신을 끔찍한 흉터처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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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사건이 많았던 한해였지만 충격과 고통을 딛고 일어서려는 희망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있었던 서울 행당동 'CNG 버스 폭발사고'.

당시 양쪽 발목이 거의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던 28살 이효정 씨는 지금 재활치료가 한창입니다.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절망적인 상태였습니다.

[이수남/이효정씨 어머니 : 매일 하루하루가 긴박한 상황이었죠. 일주일에 한 번씩 수술실 내려가고 중환자실 가서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고비도 넘기고 투석 같은 것도 하고
생전 그런 건 생각도 못한.]

다섯달 동안 발목을 접합시키는 대수술만 서너차례.

좌절과 고통은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이수남/이효정씨 어머니 : 혼자 많이 힘들어해요. 매일 울고 처음에는 얼른얼른해서 집에 가야지 했는데,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다보니 4개월, 5개월 됐잖아요. 못 걸을까 하는 그런 두려움도 있고.]

하지만 효정 씨는 그 과정을 하나씩 이겨냈습니다.

이젠 새 살이 돋아 상처없는 다리 모양으로 거의 돌아온 상태.

지금은 혼자서 휠체어에 타고 스스로 다리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김정태/한양대병원 성형외과 전문의 : 이제 안에다 뼈를 넣어서 뼈가 제대로 붙으면 그 다음부터는 자기 체중을 실고 걸을 수 있는 재활치료를 할 수 있겠죠. 아마 목발 짚고 걸을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희망 갖고 있습니다.]

효정 씨는 내년초 엉덩이뼈를 발목 부분에 이식하는 또 한차례의 대수술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이미 온몸이 수술자국으로 멍들었지만 다시 걷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만큼 효정 씨는 두렵지 않습니다.

[이수남/이효정 씨 어머니 : 빨리 나가서 엄마랑 같이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자고 그러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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