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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파주 구제역 백신접종 '그땐 어땠을까?'

입력 : 2010.12.24 16:43


꼭 10년전인 2000년 국내 처음으로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던 경기도 파주시는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정부의 백신 접종 결정에 대해 '안도'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그 해 파주가 관심을 끌고 있다.

파주지역은 당시 '66년만에 재발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방역당국은 허둥대고 농민들의 반발 속에 부작용이 속출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재발생 없이 1년 6개월만에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파주시가 2000년 구제역 상황을 정리한 434쪽 분량의 '구제역 백서'를 토대로 당시 백신 접종 상황과 문제점, 평가 등을 살펴봤다.

◇66년만의 구제역..'허둥' = 파주에서 처음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온 때는 2000년 3월25일이다. 1934년 발생 이후 무려 66년만에 다시 구제역 악몽이 시작됐다.

파평면 금파리에서 젖소 15마리를 기르던 농장주는 사육중인 젖소가 3월20일부터 식욕부진과 침흘림, 물집 등 전형적인 구제역 증상을 보였는데, 닷새 뒤에 의사 광견병으로 시(市)에 신고했다.

방역당국은 갑작스런 구제역 발생에 당황, 신고 다음날부터 이틀동안 발생농가의 젖소와 같은 마을의 6곳 농장 91마리 등 모두 106마리를 살처분했다.

이후 구제역은 4월15일까지 충남 홍성과 보령, 충북 청주, 경기 화성과 용인 등 6개 지역 15개 농장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182개 농가 2천216마리가 살처분됐다.

◇'3일만에' 백신 접종 = 방역당국은 파주에서 구제역이 신고된 다음날 백신 접종을 결정하고 발생 3일 뒤인 3월28일부터 반경 10㎞ 이내 742개 농가 9만5천851마리의 우제류 가축 예방접종에 들어갔다.

당시 방역당국은 젖소의 임상증상이 매우 심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발생지 인근 농가의 살처분에 대한 반발도 서둘러 백신접종을 결정한 배경이 됐다. 후에 방역당국이 '너무 몰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신접종은 농가 반발이 이어지면서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렸다.

1차 백신 접종은 '괴소문'으로 근 한달만인 4월23일 완료됐다. 2차 접종이 문제였다. 5월3일부터 시작된 2차 접종은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석달이나 끌어 7월31일 끝났다.

이후 파주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더 이상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다. 국제수역사무소(OIE)은 이례적으로 1년 6개월만인 2001년 9월19일 한국의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이 과정에 축산물 소비촉진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축산물 가격은 두 달만에 안정돼 구제역 피해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했다.

◇문제는 없었나?..부작용 속출 = 2000년 구제역 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축산농가가 백신접종을 거부하면서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가 길어졌고 접종 부작용이 나타난 점이다.

당시 경험 부족과 홍보 부족으로 '청정국 지위를 조기에 회복하기 위해 접종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모두 강제로 살처분된다'는 등 각종 소문이 난무하면서 집단 접종 거부 사태를 초래하기까지 했다.

2차 접종 때는 1차 예방접종의 부작용으로 진통을 겪었다.

1차 예방접종을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나 주사 미숙, 주사 부위 오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파주에서만 87개 농가 가축 1천236마리에 각종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신고됐다.

접종 가축이 스트레스로 유산하거나 주사 부위가 부어오르는 등 예방접종엔 늘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당시로선 심각한 현상으로 받아 들여졌고 정부는 결국 '보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와중에 젖소.종돈.모돈.사슴 등 사육기간이 긴 축종 사육농가들은 강제 도축 소문이 나면서 백신 접종에 반발했고, 돼지농가는 구제역이 소에 집중되면서 '돼지는 안전하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접종 중단을 요구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방접종한 가축이 구제역에 걸릴 경우 '무차별 확산'의 매개가 될 수 있어 '접종 후 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25일부터 경북 안동과 예천, 경기 파주.고양.연천 등 전국적으로 5곳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파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