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발' 구제역이 강원 축산농가를 초토화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확산을 막고자 방역 당국이 차단방역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방역요원들의 누적된 피로에 장비부족, 한파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다.
24일 강원도에 따르면 국내 첫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진 지난달 29일부터 현재까지 도와 각 시군은 연인원 7천660여명을 투입, 구제역 차단 방역을 벌이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도 구제역이 대화, 화천, 춘천, 원주에 이어 '명품 한우'의 고장 횡성으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자 이동통제초소를 기존 60여 곳에서 160여 곳으로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구제역 발생지와 인접지역 진입로 등에 설치된 방역초소의 하루평균 인력 수요도 기존 600~700여명에서 2천100여명으로 급증한 상태다.
이동통제초소가 대폭 늘면서 자동살포기 등 살포 장비를 미처 확보하지 못한 일부 시군의 경우 비교적 통행량이 적은 곳에서는 방역요원들이 개인용 분무기를 등에 짊어진 채 원시적 방역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24시간 2~3교대로 이뤄지는 구제역 차단 방역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시군 공무원과 농장주 등이 주축이 된 방역요원들은 피로 누적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각 시군은 군부대와 경찰은 물론 소독기 사용이 가능한 농기계 수리업체 등에도 방역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육군 제1야전군 사령부도 각 예하 부대의 야외 전술훈련과 대침투 종합훈련을 중단하고 구제역 방역 지원에 나섰다.
또 경찰과 민간단체 등도 구제역 발생 지역의 이동 통제 초소에 24시간 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제역 파동이 장기화하면서 방역에 필요한 소독약과 생석회도 일부 바닥을 드러내 방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태백시의 경우 국내 첫 구제역 발생 직후 500여㎏의 소독약제를 확보했으나 한 달 가까운 차단방역으로 절반 이상을 소모한 채 200㎏만이 남아 있다. 이 상태로는 올해 연말까지밖에 버틸 수 없다.
도내 구제역 첫 발생지 평창군도 한 달 가까이 이뤄진 차단방역에 이은 살처분 작업으로 기존 확보해 놓은 생석회가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도청 계재철 축산과장은 "생석회 공장에서도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워낙 소비량이 많아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물량이 부족해 생석회 공급가격이 올랐다는 소문까지 무성해 실태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구제역 방역에 가장 큰 악재는 한파다.
이날 대관령과 철원의 아침 최저기온이 각 영하 14.9도까지 떨어지는 등 도내 전역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구제역 차단방역에 사용되는 액체 살균소독제가 얼어붙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이동통제초소들은 소독약을 희석하기 전에 물을 끓여 사용하고 열선, 열봉, 보온제 등으로 얼지 않도록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 탓에 자동살포기 노즐은 곧잘 얼어붙어 분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액체 살균소독제 대신 생석회를 도로에 뿌려 생석회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내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혹한의 추위는 장시간 도로에서 방역활동을 펼치는 방역요원들의 의욕마저 꺾어 놓고 있다.
평창군청 최상문 방역계장은 "오늘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자동살포기 등 소독기계가 얼어붙어 방역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일부 방역요원들은 수일째 잠을 자지 못한 채 격무에 시달리는데다 생석회 물량마저 부족해 심신이 지친 상태"라고 호소했다.
(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