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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진타오 1월 방미 의미와 쟁점

입력 : 2010.12.23 17:58

권력전환기 안정적 미중관계에 주력
미중, 북한 우라늄 핵위협 해법도출 관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1월 19일 국빈자격 방미를 보는 중국의 시각은 매우 각별하다. 단순한 우호다지기 차원의 방문을 넘어 중국의 '미래'에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중국 언론은 후 주석의 방미가 몇개월전부터 예고됐었지만 거의 다루지 않았을 정도로 조심스런 접근을 해왔으며 23일 미국 백악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간단한 언급만 한 채 차후 별도의 브리핑을 갖겠다고 밝힌데서도 그런 분위기가 읽힌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집권 2년째인 올해 미국과 사사건건 견제, 대립해 온 중국이 국가적 목표인 평화와 안정속에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달성하려면 미중 관계의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했고, 후 주석의 방미는 그런 목표를 달성할 최고의 외교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2012년의 정권 교체기를 앞두고 후 주석의 집권기간이 사실상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을 유지하면서 대권을 차기에 넘겨야한다는 의무감에서 이번 후 주석의 방미는 그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경제위기로 세계가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 중국이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국제 정치와 경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쇠락하는 미국과의 상시적인 충돌로 안보적 위기가 초래돼 경제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후 주석의 시대적 사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내에서는 향후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후 주석이 이번 방미를 통해 양국 간 우호적 밑그림을 그려주기를 바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후 주석의 방미와 관련해 "신(新)시대 중미관계의 중요 사건으로, 이번 방미를 통해 양국관계에서 적극적인 협력과 발전을 추동해갈 것"이라고 그 의미를 전했다.

미국도 이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후 주석의 방문은 미중 양국민간 친선뿐만아니라 양국, 지역 및 세계적 사안과 관련해 협력 확대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동반자 관계를 계속 구축함으로써 공통의 이해 관계를 진전시키고 관심사를 다루기 위해 워싱턴에 오는 후 주석을 환영한다"고 말해 기대감을 피력했다.

사실 미중 양국은 올해 초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에 이어 구글 사태, 위안화 환율절상 압박, 이란핵문제, 남중국해에서의 충돌, 북한의 천안함과 연평 포격 도발 등으로 쉴 틈 없이 대립해왔으며 이 가운데 일부 사안은 아직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들 사안 대부분이 미중 양자 사안이라기보다는 국제적인 이슈라는 점에서 국제사회 역시 후 주석의 방미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눈에 띄는 대목은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은 여러 쟁점 사안에 대해 공세적인 입장이라면 중국은 수세적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미중 양국간 가장 큰 현안은 한반도 문제이다. 천안함 사태에 이어 우라늄 핵 위협과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이 지정학적 이익을 위해 북한의 도발을 오히려 감싸고 나서자 미국은 더는 그런 행동을 용납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대립의 날이 매서워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북한의 포격 도발을 비난하면서도 6자회담은 재개해야 한다는 '어정쩡한' 양다리 전략에 나서면서 한반도는 6자회담을 둘러싸고 '한ㆍ미ㆍ일 대(對) 북ㆍ중ㆍ러'라는 냉전의 구도로 퇴행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의 도발 차단을 위해 남한의 육해상 군사훈련이 잇따르면서 세밑 한반도는 말 그대로 '냉전의 화약고'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베이징 외교가는 이번 후 주석의 방미로 이런 한반도 위기사태와 관련해 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이달 중순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대표단의 방중을 통해 한반도 문제와 관련, 사전 조율을 했고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내달 초 방중을 계기로 다시 한번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연평 포격 도발보다는 북한의 우라늄 핵 위협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언이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초청으로 지난달 9∼13일 영변의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 시설을 방문하고 돌아온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의 보고를 바탕으로 북한의 우라늄 농축기술 능력이 이란을 능가할 뿐더러 이를 방치할 경우 급속한 핵 확산이 우려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일본과 공동으로,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하는 중·북·러 3국에 우라늄 농축 중단을 포함해 2005년 공동성명에 입각한 비핵화를 위한 긍정적 조치, 도발행위 중지, 역내 긴장완화, 남북관계 개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른 국제적 의무 준수 등의 다섯가지 항목을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후 주석의 방미를 거치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앞으로 대화로 선회할 지 아니면 압박의 강도를 높일지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른 핫 이슈인 위안화 환율 절상문제와 관련, 중국은 미국의 6천억달러 양적 완화조치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국 입장을 방어할 것으로 보여 이번 정상회담에서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란 핵문제 등의 여타 사안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역할'을 주문하는 미국에 중국이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남중국해를 핵심이익으로 지목하고, 미국의 개입 자제를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도 주목된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