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랑과 인터뷰한 내용, 첫번째 글에 이어진다.
Q. 서구에서는 클래식 관객들이 점점 늙어가고, 젊은이들이 콘서트홀에 오지 않아서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오, 맞는 말이다. 서구에서는 정말 현실이다. 하지만 아시아는 좀 사정이 다르다. 한국에도 젊은 클래식 음악 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뉴욕에 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이 정말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클래식 음악의 '종말'이라는 말은 안 하겠다. 하지만 다른 분야처럼 빨리 성장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학교 교육으로 풀어야 한다. 제대로 된 음악 교육이 없다. 최근 많은 유럽 학교들에서 학교 오케스트라 재정을 감축했다. 더 이상 악기를 못 사고 있다. 물론 경제가 어렵다는 건 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은 유럽에서 시작된 거 아닌가. 나는 이런 상황을 널리 알리고 뭔가 도움이 됐으면 한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이 지루하고, 엄격하고, 이 음악을 갖고 더 이상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음악가로서, 음악이 삶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이건 항상 바뀐다는 뜻이고, 항상 엄격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아, 물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못 하는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규칙'은 있다. 하지만 항상 뭔가를 새롭게 창조할 여지가 있고, 뭔가를 다시 발견할 여지가 있다. 이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시도해 왔다. 내가 만든 재단이나 유니세프를 통해 젊은 세대에 음악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랑랑은 'Lang Lang International Music Foundation'이라는 재단을 설립해, 음악적 재능 있는 6-10살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피아노 제작사인 스타인웨이는 전세계적으로 '랑랑 효과'를 몰고 온 그의 인기에 힘입어 어린이 음악 교육용 피아노를 '랑랑 스타인웨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젊은이들이 보고 '와! 정말 흥미롭군. 아름답군, 멋진데!' 이렇게 느끼고, 클래식 음악이 과거의 음악이 아니라, 바로 지금, 그리고 미래에도 유효한 음악이라고 생각을 바꾸게 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음악을 알게 되면 좋아하게 된다.
Q. '아, 나는 피아니스트가 될 거야!'라고 처음 생각했던 순간을 기억하나.
A. 기억한다. 나는 그 때 5살이었다. (그는 3살에 피아노를 시작했고, 5살에서 중국 센양 지역 콩쿠르에서 우승해 리사이틀을 했다.) 무대에 나왔다. 조명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정말 멋졌다. 나는 사실 굉장히 수줍은 아이였다. 하지만 음악을 통해 용기를 얻었고, 내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걸 좋아하게 됐다. 음악을 하려면 나를 열어 보여야 했으니까.
Q. 당시 무슨 곡들을 연주했나?
A. 모차르트, 쇼팽, 리스트, 그리고 바흐의 미뉴엣과 중국 곡을 연주했다. 아, 당시 내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긴다. 나는 굉장히 키가 작고, 다리가 페달에 잘 닿지도 않아서 피아노에 대롱대롱 매달리다시피 하고 연주했다. 메이크업도 아주 우스꽝스러웠다. 고양이처럼 보였으니까! (웃음) 하지만 연주를 시작하면서 나는 아주 진지하고 심각해졌다.
Q. 관객이 얼마나 됐나?
A. 800명 정도? 당시 연주를 녹화한 화면이 지금도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 걸 봤.
Q. 그 화면 꼭 구해서 봐야겠다. 중국 곡 연주했다는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공연에서 중국 곡을 즐겨 연주하는 게 인상 깊었다.
A. 서양 사람들은 대다수가 중국 음악에 대해 전혀 모른다. 피아니스트로서, 내 나라 음악을 한 번도 못 들어본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은 정말 멋진 기회다. '생전 처음 듣는 곡'을 들려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거의 '작곡(composing)'이나 다름없다. 물론 '작곡'이 딱 맞는 단어는 아니지만, 그만큼 신선한 음악, 새로운 음악을 사람들에게 '처음' 소개하는 것이다. 관객의 반응이 정말 멋진 일이다. 서양 관객들이 ‘아, 저런 음악은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어!’ 하고 감탄하면 정말 행복하다.
(이 대답을 들으면서 우리 나라 음악가들도 한국 곡을 많이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Q. 당신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광저우 아시안 게임 개막식에서 연주했다. 당신은 종종 '문화 국가 중국' '예술 국가 중국'의 대표하는 얼굴로 여겨진다. 여기에 대한 책임감이나 부담감은 없나?
A. 정말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악기 연주하는 어린이들 나를 좋아하는 어린이들한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고, 사회에 좋은 일을 많이 해야겠다는 책임감 말이다. 하지만 연주하는 당시에는 그저 '아시아와 전세계 사람들을 위해서 연주할 수 있다니, 와 정말 멋지다! 모든 사람들이 앞으로는 함께 행복하고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이렇게 느낀다고나 할까.

Q. 향후 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A. 음. 향후 2년은 일정이 꽉 찼다. 휴가도 있다! 기분 최고다!(손을 비비며 크게 웃음)
앞으로 음반 녹음을 더 많이 할 거고, 쇼팽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제작되는 애니메이션 영화 '플라잉 머신(flying machine)'에도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이 영화는 내년 2월에 공개된다. 런던, 파리, 마드리드, 밀라노에서 페스티벌이 있고….. 다음 시즌에는 허비 행콕, 체칠리아 바르톨리, 로베르토 알라냐과 같이 연주하고, 바딤 레핀, 미샤 마이스키와 실내악도 한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라인업!) 리사이틀도 있다.
그리고, 교육! 교육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다!(목소리가 높아졌다)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100명의 어린이 피아니스트들을 무대에 오르게 한다. 50대의 피아노를 놓고 동시에 네 손을 위한 곡을 치게 한다. 이들 모두에게 같은 또래 친구들을 데려오게 할 거다. 공연장 가득히 2천 명의 어린이들이 앉아서 질문하고, 연주하고, 놀고….. 100명의 연주가 끝나면 또 다른 100명의 피아니스트와 교대하고, 또 교대하고, 이렇게 여러 '라운드'를 진행할 것이다. 그야말로 소셜 네트워킹이고, 영감을 주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 내년에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에서 하는데 인터넷 생방송도 진행해서 전세계 다른 지역의 어린이들과 같이 연주하도록 할 것이다. 파리, 마드리드, 밀라노에서도 진행할 예정이다.
Q. 재미있겠다. 서울에서도 하면 어떤가.
A. 오, 물론. 서울에서도 하고 싶다. 다음 번에는 꼭 하도록 하겠다.
Q. 휴가 계획을 얘기해 줄 수 있나?
A. 휴가는 항상 해변으로 간다. 이번 겨울에 두 곳에서 휴가를 보낼 거다. 먼저 중국 센양(랑랑의 고향)에서, 그리고 스페인 카나리아 군도의 라스 팔마스에서. 하하. 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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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은 이 날 국립현대미술관 일정을 시작으로 리사이틀 뿐 아니라 라디오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출연 등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갔다. 그는 자신을 알리는 데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랑랑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출연을 강력하게 원했다고 한다.

랑랑 소속사측에서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이나 <우리 결혼했어요>에 랑랑이 출연하는 아이디어까지 냈다고 한다. <우결>에서는 랑랑이 가상 커플인 가수 닉쿤과 빅토리아 편에 빅토리아의 옛 남자친구로 깜짝 출연하는 것이다. 빅토리아가 중국 출신이라는 것을 고려한 기획안이었는데, 빅토리아가 랑랑의 콘서트에 가서 함께 뭔가를 하는 것까지도 고려했다고 한다. 여러 사정상 성사되진 않았지만, 만약 성사됐다면 큰 화제가 됐을 것이다. 그만큼 랑랑이 자신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적극적이라는 걸 보여주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랑랑이 지나치게 쇼맨십이 강하고, 연주할 때 제스처가 과장됐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랑랑이 슈퍼스타로 올라서는 데에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13억 인구의 중국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랑랑을 인터뷰하고 랑랑의 연주를 보면서, 나는 랑랑이 대단하다고, 역시 '명불허전'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에겐 랑랑 같은 음악가가 필요하다. 저 정도 실력에 저 정도 대중성을 가진 음악가가 어디 흔한가 말이다.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랑랑의 다채로운 활약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높여준다면 좋은 일 아닌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랑랑은 내년에도 한국에서 공연할 가능성이 높다 한다. 랑랑이 그 동안 또 얼마나 많은 새로운 얘깃거리를 만들어낼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