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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 '빨간불'…증시영향 아직 미미"

입력 : 2010.12.21 09:36

다른 원자재값보다 상승률 느려


최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경제회복에 다시 위협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빨간불'이 켜지고 있지만 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고 증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21일 투기세력을 억제하려는 미국 등 주요 금융당국의 노력으로 국제유가가 금속, 구리 등 다른 원자재 값보다 오히려 천천히 오르고 있다며 경고등을 켜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2센트(0.4%) 상승한 배럴당 88.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1% 뛴 수치다.

올해 들어서는 11% 오르는 등 유가는 점진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국제유가가 추세적인 상승을 멈추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신문은 이든 해리스 BoA메릴린치 연구원을 인용해 2008년 중반의 유가급등이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맞물려 급격한 소비감소를 가져왔듯 앞으로 유가상승이 미국 중앙은행의 2차 양적완화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이 지나친 과장이며 유가가 시장에 미칠 영향력도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맞받았다.

나중혁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원유값이 점차 오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이나 옥수수 등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오르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7일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는 1부셸당 5달러 96센트에 거래를 마쳐 올해 초 대비 29%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두(콩)도 올초보다 25% 올라 유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나 연구원은 "유가급등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한 금융당국이 국제 원유시장에서 투기세력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며 "당장 양적완화를 무력화할 만큼 기름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은 과장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가 오를 때는 그 원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현재 경기회복 기대감이 남아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업종별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운송업종을 담당하는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투기수요가 아닌 경기호황을 바탕으로 해서 상승할 경우 업종별 영향은 오히려 긍정적인 쪽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유가가 1달러 오르면 대한항공의 연간비용이 160억원씩 증가하는데 역설적으로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유가가 3배나 오르는 동안 대한항공 영업이익이 매년 1500~2000억원씩 늘었던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민석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유가상승에 대한 경고를 투자전략에 반영할 시점은 멀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WTI가 배럴당 80달러 남짓에 원.달러 환율이 1천200원 정도는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며 "120달러는 넘어서야 관련 기업들의 수익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