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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젊은이들 목숨으로 장사하는 정부?

이희동

입력 : 2010.12.20 10:39|수정 : 2010.12.20 10:40


지난 8일 한나라당은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 하면서 덩달아 'UAE(아랍에미리트연합) 파병 동의안'도 통과시켰다. 얼마나 급했으면 파병에 필요한 예산도 올리지 못한 채 허겁지겁 통과시켰을까?

이에 야당은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국회법 93조에 따르면 본회의에서 안건을 심의할 경우에는 질의 및 토론을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이번 UAE 파병동의안 처리 과정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모두 생략되었으므로 절차상으로 하자가 있으며, 내용면으로도 원전수주를 위해 파병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원전수주와 파병은 전혀 상관이 없다던 초기의 입장을 바꿔 원전수주와 파병이 일정 부분 연관이 있음을 인정한 뒤, 그게 뭐 어떠냐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중이다.

국방부는 이번 파병이 대해 새로운 개념의 파병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번 파병은 분쟁지역에 대한 PKO 또는 다국적군 파견과는 달리 전투위험이 없고 안전한 비분쟁지역으로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국익을 창출하는데 기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부대 파견"이라며 그 필요성을 역설했다. 요컨대 국익창출을 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겠다는 것이다.

국익을 위한 파병. 얼핏 보아서는 그럴 듯한 명분이지만, 이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문제점을 지닌다.

첫째, 애매모호한 '국익'의 문제이다. 과연 국익은 무엇일까? 아니,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단순히 글자를 푼다면 '국가의 이익'이지만, 분명 이익을 보는 개인이 존재할 터, 사적인 이익을 국익이라 칭하기 위해서는 그 주체가 국가를 대표한다거나 국가 구성원 대다수의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번 파병에 대해 '국익'을 들먹이는 정부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 원전수주의 결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어떤 이익을 보는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로는 홍보부족이라고 하지만, 저렇게 급하게 날치기를 해서라도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보면 분명 정부는 무엇인가 켕기는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원전수주를 무슨 대단한 치적인 냥 자랑하는 이명박 대통령만이 원전수주의 수혜자일지도.

이를 의식해서일까? 국방부는 이번 파병을 통해 국군이 중동에서의 경험도 쌓고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파병이 곧 국익창출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UAE 파병으로 인해 악화될 대 이란 관계나, 높아질 테러의 가능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적 이득을 따지기 전에 우선 국민의 안보가 보전이 될 때 국익을 논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 당장 우리의 현실을 보라.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해도 손 놓고 당하는 것이 우리 군대 아닌가. 집안 단속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무슨 파병을 운운하는가. UAE에 파병할 여력이 있다면 제발 그 정신으로 집안 단속부터 하길 바란다. 지금의 한반도처럼 위험한 곳이 어디 있는가.

둘째, 백 전 양보해서 원전수주가 국익을 창출 한다고 치자. 그렇다고 국익을 위해 군대를 파병시키는 것은 옳은 일일까? 이것은 앞서 언급한 국익의 문제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원전수주와 같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군대를 파병시킨다는 것은 당장 대한민국의 근간인 헌법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군의 존재 근거가 되는 현행 헌법 제 5조를 보면, 1항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2항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여,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

헌법을 놓고 볼 때, 국군의 파병은 절대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2항에서 보듯이 그 사명이 분명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파병들이 인정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어쨌든 국제 평화유지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월남파병도 실제로는 미국의 더러운 전쟁이라고는 하지만 명분상 세계 평화를 위해서였고, 실제적으로는 미군이 우리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큰 역할을 하는 이상 그들의 요구를 무작정으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UAE 파병은 헌법에서 그 근거를 찾기 어렵다. 원전수출과 원전 건설 현장의 경호가 국제 평화를 위한 것도 아니며,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에 몇몇 기업이 원전 건설을 위해 들어가고 그들을 위해 우리의 군대가 파병된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용병일 뿐이다. 아무리 150병 밖에 안 되는 특전사라지만 위헌의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면에서 이번 파병은 매우 심각하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현재 우리 군대가 징병제라는 점이다. 국가가 돈으로 군인을 모으는 모병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국방의 의무를 인정하고 입대하는 징병제. 우리의 국방의 의무는 역사적 산물이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태생적으로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스스로의 생존권을 위해 감수해야만 했던 권리의 양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가는 파병에 있어서 국민의 동의를 꼭 얻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이 국방의 의무를 지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고 군대를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다. 결국 대한민국 국군의 근간이 되는 징병제는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근거한 바, 한반도라는 범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의견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군대를 가는 것은 내가 속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이지 국가가, 이 정부가 '국익'이라고 강변하는 것들을 위해서는 아니지 않은가.

현재 우리는 매우 중요한 국면에 서 있다. 단순히 국익을 위해 군대를 파견한다면 그것은 궁극적으로 제국주의의 그것과 다를 바 없으며, 그 선례는 이후 자원이 부족하거나 식량이 부족한 시대가 올 때 언제든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 당장 UAE 파병을 멈추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희동 SBS U포터 https://ublog.sbs.co.kr/rcn60(※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