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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팝과 오페라가 어우러진 팝페라는 서양 공연예술의 상징입니다. 한국에서는 '판페라'가 등장했습니다. 판소리와 오페라를 아우른 동서양 소리의 조화가 절묘합니다.
화제클릭, 이병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5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앞.
공연 관람을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막이 오른 공연은 다름 아닌 판페라.
우리 판소리와 서양 성악이 최초로 만난 것입니다.
판소리 명창 오지윤, 중요무형문화재인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춘향가 중 적성가.
여유있는 진양조 장단에 우아하고 호방한 우조 창법 판소리에 이어 울려 나오는 노래는 임태경의 넬라판타지아.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모리꼬네가 작곡한 불후의 명곡이 판소리 춘향가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을 무아의 경지로 안내합니다.
서로 어우러지기에는 너무나 다른 장르, 판소리와 오페라.
5단계로 나누는 국악음계와 달리 서양악은 7음계를 사용합니다.
게다가 단전에서부터 끌어 올려 터뜨리는 국악 발성과 두성 공명의 오페라 발성은 전혀 다른 소리를 냅니다.
이런 극명한 차이에도 서로 다른 두 노래가 잘 맞아 들어가는 것은 국악의 폭이 넓기 때문입니다.
[오지윤/한국판페라단장 : 판소리 안에는 세계 모든 음악의 발성이 다 들어 있습니다. (계면의) 성음 진양이라고 해서 계면 단조 슬픈 음이 있고 평우조 평조 이런 다양한 발성 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판소리와 오페라 가) 음계 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동서양 각기 다른 소리의 절묘한 만남에 관객들은 환호했습니다.
연이어 선보인 것은 이제까지 세상에 없었던 전혀 새로운 소리입니다.
판소리 명창과 테너의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내는 화음은 피아니스트 임동창의 창작곡 '1300년의 사랑이야기'.
좋은 음악을 갈구해 온 한 음악가의 오랜 노력이 빚어낸 결정체입니다.
[임동창/판페라 총연출, 피아니스트 : 지금 시대에서는 온고지신 새롭게 제 3의 어떤 언 어가 나와야지 그대로만 갖고는 많은 사람이 즐기기가 조금 어렵죠.]
장고와 북 대신 첼로, 바이올린과 함께 한 심청가 또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김영희/서울 구의동 : 매우 감명 깊었고요. 기대도 안 했는데 이렇게 좋은 음악을 감상하게 돼서 정말 기뻐요.]
[곤타니 교코/일본인 : 정말 감동했어요.]
[오흥선/서울 반포동 : 매우 신기하고 귀가 솔깃하는 아주 마음이 와닿는 그런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첫 공연부터 관객들을 단박에 사로잡은 '판페라'.
서로 다른 두 문화를 하나의 하모니로 수렴시킨 이 획기적인 발상은 국악의 아픈 현실에서 비롯됐습니다.
[오지윤/한국판페라단장 : 예술성 높고 문학성도 높은 모든걸 다 완벽하게 갖춘 판소리가 이 자국에서는 너무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제가 이루지 못하더라도 제가 죽을 때까지 이런 일들을 나서서 해 놓으면 우리 후학들은 우리 자식들 세대에서는 좀 더 나은 우리 뿌리를 찾게 되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은가.]
첫 출발부터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보인 판페라.
팝페라 보다 더 사랑받는 대중화도 결코 멀지 않았다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오지윤/판페라단장 : 일단 우리 국민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고요. 그 힘을 받아서 세계시장에 세계 정상의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당당한 우리 자국의 예술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또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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