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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드라의 법칙···남을 돕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것

이병희

입력 : 2010.12.17 15:36|수정 : 2010.12.17 15:46


일반인들이 좀처럼 접근하기 힘든 오지를 다룬 대형 다큐멘터리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SBS에서는 창사 20주년 특집으로 <최후의 툰드라>라는 다큐를 4부작으로 방영했고, MBC도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에 이어 <아프리카의 눈물>로 소위 '눈물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도 올 연말과 내년 초에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콩고>를 각각 방송한다고 하네요.

      

다큐를 볼 때마다 '같은 사람인데, 사는 방식이 저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극한의 오지에서 살아가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체득한 그들의 특이한 생활 방식에 감탄이 나오기도 하지만, 의식 한켠에서는 '참 사람들 힘들게 산다', '너무 야만적인거 아냐?', '딱하고 불쌍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큐를 보다보면 이런 제 생각들이 하찮은 오만이라는 생각에 금새 부끄러워집니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 삶의 지혜를 체득하고, 서로 양보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삶.

그것은 욕심과 이기심으로 가득찬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이 가장 잘났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에 대해 "우린 잘 살고 있으니까, 걱정마시고 너나 잘하세요~" 하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극한의 땅 툰드라에는 <툰드라의 법칙>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조난 당한 사람은 누구든지, 설령 그 사람이 철천지 원수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도와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도 언제든 그런 위험에 처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툰드라에서는 조난자를 돕는 것은 결국 나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생존의 법칙이 되는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과 스트레스, 팍팍한 살림살이 등 여러가지 조건을 따져보면 우리의 일상 역시 툰드라 못지 않은 극한의 오지임이 분명한데, 왜 우리에게는 무조건 서로 도와야 하는 <생존법칙> 같은게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