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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한반도 외교전…관련국 연쇄회동 분주

입력 : 2010.12.12 17:05

미·중 고위급 협의가 정세흐름 분기점…러시아 '우군화' 겨냥 남·북 외교전 치열


연평도 도발 이후 한반도 정세대응을 둘러싼 외교각축전이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한.미.일 대 북.중간 전선이 그려지고 있지만 물밑으로는 다양한 정세변화 가능성과 미.중 양강의 전략적 이해에 기초한 '고차 방정식'이 그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우선 이번 주말을 전후로 한 6자의 외교행보는 그야말로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선 지난 7일 워싱턴에서 '3각공조'를 확인한 한.미.일은 일정한 역할분담을 꾀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대북압박 동참을 겨냥한 설득외교전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은 14∼17일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대표로 하는 고위급 방문단을 베이징(北京)에 보낸다. 여기에는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보좌관과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성 김 6자회담 특사 등 동북아와 한반도 정책통들이 총출동해 '매머드급' 미.중 협의가 개최될 전망이다.

일본은 이미 11일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중국에 보내 일.중 6자회담 수석대표간 접촉을 가졌다.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15일 외무성 외무차관과 면담한다.

이에 대응하는 중국과 북한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9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보내 지난 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대화국면 전환을 겨냥한 외교행보의 고삐를 죄고 있다.

북한은 역시 나름대로 외교적 고립을 탈출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11일 러시아로 향발, 15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이처럼 외견상으로는 양대 진영이 서로 '압박'과 '대화'를 명분으로 기싸움을 벌이는 형국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대단히 미묘한 국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주목할 관전포인트는 금주중 성사될 미.중간 협의의 향배다. 한반도 정세운용에 있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내 양강의 공식 대좌라는 점에서 어떤 방향의 결론이 도출되느냐에 따라 정세흐름이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미국이 한.미.일 3자회동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이지만 내용상으로는 한반도 정세를 놓고 미.중이 G2(주요 2개국) 차원의 전략적 관점에서 좌표설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또 중국은 북한과 이미 협의를 거친 상태여서 중국이 중재하는 형식으로 북.미간에 간접적인 의사타진이 이뤄질 수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특히 의미있게 봐야할 대목은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이번 방중이 다음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예비하는 수순이라는 점이다. 이는 후 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큰 틀의 '해법'이 도출될 수 있도록 미.중의 외교력이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다시말해 중국으로서는 대북 압박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메시지에 강한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고 미국으로서도 긴장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정세안정과 관련해 큰 줄기의 해결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양측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 큰 틀의 전략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협의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방중은 현 정세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봐야 하다"며 "그러나 이번에 당장 결론이 내려지기 보다는 미.중 정상회담까지의 기간에 서로 지속적으로 상호대화를 해나가며 입장을 조율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일정시점이 지난 연말 연초에 6자 수석대표 긴급협의 제안을 고리로 다시금 대화국면에 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망이 대두되고 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러시아를 상대로 한 남북간 외교전이다. 연평도 사건이후 한.미.일 대 중국 사이에서 철저한 중간자 입장을 취하고 있는 러시아를 상대로 서로 '우군화'를 시도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위 본부장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내주초 비슷한 시기에 모스크바에 머물려 외교적 설득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일정이 서로 달라 두 사람이 모스크바에서 조우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러시아측이 천안함 사건때와는 달리 북한을 비판하는 스탠스를 취하고있지만 실제 대응방향을 놓고는 남.북 사이에서 중간자적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