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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적 풍경 보인 노벨평화상 시상식장 안팎

입력 : 2010.12.11 09:05

숙연한 시상식장 vs 집회로 시끄러운 바깥


중국의 반(反) 체제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불참한 가운데 2010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린 10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시상식장 안팎에서 대조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수상자인 류 본인은 물론이고 대리수상할 친지의 출국마저 중국 당국에 의해 봉쇄되면서 빈 의자가 놓인 채 시상식이 열린 오슬로 시청 안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숙연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시상식장 바깥은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 중국의 민주화와 인권 보호를 촉구하는 목소리와 '관제시위' 성격의 친(親) 중국 인사들의 노벨평화상 규탄 집회로 시끄러웠다.

시상식이 열린 오슬로 시청에는 당사국인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이란 등 10여 개국 외교사절이 불참했으나 노르웨이 왕족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해외 망명 중국 반체제 인사 등 1천여 명이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러 모였다.

하지만, 1천여 명이 모인, 축하의 자리라고 하기에는 주인공 류샤오보의 빈 자리가 너무 커 보였고 그의 불참이 다름 아닌 중국 당국에 의한 구금 때문이라는 사실에, 그리고 대리수상할 친지도 참석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 분위기는 내내 숙연했다.


대형 사진 속의 류샤오보가 지켜보는 가운데 토르뵤른 야글란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류 부부는 물론 친지조차 참석하지 못한 사실이 이 상을 그에게 주는 게 필요했고, 적절했음을 입증한다"면서 노벨평화상 증서를 빈 의자에 올려놓았다.

이어 노르웨이의 여배우 리브 울만이 류샤오보가 작년 12월 선고공판에서 한 최후진술을 대신 읽을 때 시상식장의 숙연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울만이 대독한 최후진술에서 류는 "어떤 힘도 인류의 자유 추구를 종식시킬 수 없다.

중국도 결국 인권이 최고의 가치를 가질, 법치국가가 될 것"이라며 "내가 중국 역사에서 문자옥(文字獄.체제를 비판해 옥살이하는 일)의 마지막 피해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느 때와 달리 이처럼 매우 숙연한 가운데 시상식이 진행됐으나 시상식이 개최되기 직전, 그리고 개최되는 동안 오슬로 시내에서는 류샤오보 찬반 집회가 열려 시끄러웠다.

전날 약 100명의 시위대가 "류에게 자유를", "중국의 자유" 등의 구호를 외치며 노르웨이 주재 중국 대사관까지 시가행진을 벌이고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 10만여 명의 청원서를 대사관에 전달하려다 경찰과 충돌한 데 이어 홍콩의 민주단체들도 이날 주 노르웨이 중국 대사관 앞에서 류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와중에 시상식장 인근의 노르웨이 의회 앞의 소공원에서는 노르웨이-중국 협회 소속의 중국인 약 50명이 시상식이 열리는 때에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항의하는, 관제시위 성격의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류샤오보는 범죄자", "류샤오보는 평화를 위해 한 게 없다", "노벨 평화상은 정치적 도구"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똑같은 구호를 외치면서 노벨위원회를 비난했다.
한편, 중국의 인권 탄압을 비난하면서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비단 오슬로에만 울려 퍼진 게 아니라 홍콩과 베를린, 뉴욕 유엔본부 등 세계 여러 곳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류샤오보 지지 집회가 열렸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서방 지도자들이 거듭 류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오슬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