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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검사' 알선수뢰죄 적용은 엄벌의지 표현

입력 : 2010.12.09 16:35

징역 5년이상…기존 법조비리땐 '알선수재'로 처벌


강찬우 특임검사가 9일 '그랜저 검사'를 기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높은 알선뇌물수수(알선수뢰) 혐의를 적용한 것은 '공익의 대변자'인 검사의 불법행위에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과거 판·검사가 재직시 비리로 처벌받은 경우 검찰은 대개 알선수재(收財)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선배 검사가 후배 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해주겠다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가 알선수뢰 혐의로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2008년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하던 후배 검사에게 김모씨의 고소 사건을 잘 봐달라는 청탁을 해주는 대가로 김씨에게서 승용차 등 4천6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정모 전 부장검사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뢰(收賂) 혐의를 적용했다.

알선수뢰나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금품이나 이익을 받은 사람을 처벌하는 법규인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알선수재 혐의는 일반인 등 누구든지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알선하겠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받으면 적용할 수 있는 반면에 알선수뢰 혐의는 공무원에게만 적용한다.

뇌물죄는 공정한 공무 집행을 보장하기 위해 공무원이 신분을 망각하고 법이 인정하지 않는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는 처벌 법규여서 형량도 그만큼 무겁다.

특가법상 알선수재죄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되지만, 특가법상 알선수뢰죄는 이보다 훨씬 무거운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받는다.

결국 특임검사팀이 알선수뢰 혐의를 적용한 것은 검사라는 신분에서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임검사팀은 또 부부장검사(정씨의 중앙지검 재직 당시 직위)가 같은 부의 후배 검사에게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봤다.

과거 법조비리의 경우 브로커 김홍수 씨로부터 사건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김종로 전 부산고검 검사에게 모두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판·검사가 아닌 법조 관계자에게 알선수뢰 혐의가 적용된 사건은 일부 있었지만 죄가 인정되지는 않았다. 판례를 보면 법원 서기가 '재판에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아 알선수뢰 혐의로 기소됐지만 판사에게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있다.

검찰 수사관이 '사건을 잘 봐 주겠다'며 금품을 받았다가 알선수뢰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도 법원은 수사관이 검사의 사건 처리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강 특임검사는 "판·검사가 알선수뢰 혐의로 기소된 사례는 거의 없고 부부장검사와 평검사의 관계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법대로 정정당당히 혐의를 적용한 것이자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