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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한 '꼬마(?)' 말레이곰은 돌아올까요?

최고운

입력 : 2010.12.09 10:14


1. 왜 나갔을까?

6살 꼬마는 동물원을 탈출하기 전 '말순이'라는 애칭을 가진 암컷 곰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말순이는 1983년 세살때부터 동물원 생활을 시작한 최고령 원년멤버 중 하나.

백과사전에는 말레이곰의 평균 수명이 24년 정도 된다고 했으니 할머니와 총각이 함께 생활한 (아..갑자기 19금으로 흘러가나요^^)셈입니다.

실제로 번번이 짝짓기에 실패해서 동물원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고 하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줄 보태자면 말레이곰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CITES)에서 정하는 1등급 동물이기 때문에 돈이 있다고 쉽게 살 수 있는 동물이 아니라서 대를 잇는게 시급했습니다.

사실 둘의 사이는 평소에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해요. 유난히 활발한 꼬마의 장난을 받아주는 게 세상 알 거 다 알아버린 말순이 할머니의 체력으로는 버거웠던 점도 있겠지요.  하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는 암컷이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매력포인트가 된다는 미국 보스턴 대학의 인류학 연구 결과도 있어 꼭 나이차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게 사육사나 동물원측의 설명입니다.

그 보다는 곰의 특성이 가출 이유를 더 잘 뒷받침 할 듯 한데요, 흔히 '미련 곰탱이'라는 말 때문에 곰은 뭔가 둔하고 모자란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영리하고 집요하다고 합니다.

꼬마는 대공원을 나가던 날 평소 사육사가 청소할 때 잠가놓는 T자 모양의 자물쇠를 특유의 긴 손가락으로 요리조리 밀어보며 궁리한 끝에 여는 법을 알아냈고, 밖에 있는 또  하나의 자물쇠도 쉽게 열고 나갔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가서 그 자물쇠를 밀어도 보고 당겨도 보고 해 봤는데 사람 손가락으로도 신경을 써야 열리는 문을 연 걸 보면 정말 영리하긴 한가 봅니다.

2. 얼마나 버틸까?

말레이곰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운 동남아에서 왔기 때문에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잔뜩 영양을 섭취한 뒤 잠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때 되면 난방해주고, 간식주고, 먹이주는 동물원을 떠나 춥고, 낯설고, 먹이조차 구하기 힘든 산에서 꼬마가 얼마나 버틸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동물원측의 대답은 적어도 보름 정도는 '끄떡없다'입니다. 일단 곰은 평소 별 일이 없을 때도 피하지방을 축적하는 특성이 있고, 더운 곳에서 온 곰이 추운 우리나라의 겨울을 잘 보내도록 피하지방 축적을 돕는 기름진 먹이들을 평소 많이 공급한 덕분입니다.

그래서인지 꼬마는 첫째날 5km, 둘째날 2.4km, 그리고 오늘 3km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무한체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위에 적은 거리는 지도상에 점을 찍고 직선으로 연결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꼬마가 돌아다닌 거리를 합치면 하프 마라톤도 너끈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나 신이 나 있는 건지 칡넝쿨도 타고 수색 헬기나 노련한 수색견들이 따라잡기도 버거울 정도로 신출귀몰하다고 하네요.

3. 언제 돌아올까?

3일 동안 팔팔한 꼬마를 잡으려다 실패한 동물원측은 방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수색 헬기로 위치를 찾아낸 뒤 수색견과 수색대가 해당 위치로 이동해 마취총으로 잡는 방법은 청계산의 봉우리와 봉우리, 과천시와 의왕시를 넘나드는 꼬마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일부터 동물원팀은 꼬마가 좋아하는 꿀과 정어리를 예상되는 이동경로에 놓아서 유인을 한 뒤 포획틀로 잡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게다가 곰은 집으로 돌아오는 귀소 본능도 뛰어나기 때문에 며칠 신나게 논 꼬마가 스트레스가 풀렸을 때 쯤 동물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꼬마가 동물원으로 돌아오면 전 국민이 다 아는 스타가 돼 있겠죠? ^^

기운차게 나갔던 모습 그대로 돌아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