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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퍼주기' 논란, EU와 추가협상 빌미될까

입력 : 2010.12.07 09:04

한미 간 선례로 우려 목소리…"양자 FTA 단순비교 어렵다" 지적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에서 불거진 '퍼주기' 논란이 이미 체결된 한-유럽연합(EU) FTA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최근 타결된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우리나라가 발효 즉시 없애기로 했던 승용차에 대한 관세의 철폐 유예기간을 두는 등 자동차 분야에서 2007년 맺었던 협정문보다 상당 부분 후퇴했다는 것이 퍼주기 논란의 핵심이다.

미국이 요구한 쇠고기 협상에 응하지 않고 양돈과 제약 등의 분야에서 이익을 더 취하면서 자동차 부문을 양보한 것이라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이익의 균형을 맞췄다"고 평가하지만, 일각에서는 "내준 게 더 많다"며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국에 '비합리적'으로 많이 내줬다는 주장은 결국 EU(유럽연합)가 이미 체결된 우리나라와의 FTA에 대한 추가협상을 요구하고 나설지 모른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양자 간 FTA는 두 나라만의 특성에 따른 협상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와 맺은 FTA를 단순 비교해 비교우위를 따지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한미 FTA 추가협상에도 불구하고 EU 입장에서는 한-EU FTA의 자동차 관련 내용이 결코 EU 쪽에 불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자동차 관세 철폐 시한만 하더라도 한미 FTA에서는 모든 승용차 관세를 양국이 4년 후에 완전 철폐키로 했고, 한-EU FTA에서는 1천500㏄ 초과 승용차는 3년 후에, 그 이하 배기량의 승용차는 5년 후 각각 철폐키로 하는 등 내용상 큰 차이가 없다.

물론 현재 한국산 승용차의 미국과 EU 수출 관세는 각각 2.5%, 10%이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입차의 관세는 모두 8%로, 그 기준도 다르다.

전기차에 대한 관세 폐지 시점의 경우 한-EU 간에는 FTA 발효 5년 후이고, 한미 간에는 4년 후이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도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각국 전기차 시장 규모와 가격 경쟁력 보유시점 등을 복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누가 유리하다고 잘라 말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한미 FTA에 새롭게 추가된 세이프가드 역시 그 자체의 유·불리를 떠나 한-EU FTA에서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다만 안전기준과 환경기준의 경우 우리나라가 미국에 예외를 인정했다는 측면에서 EU의 문제제기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

안전기준은 애초 연간 판매대수 6천500대 미만 차량에 대해서만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통과하면 별도 조치 없이 한국 판매가 가능토록 했으나 한미 간 재협상을 통해 그 기준을 연간 판매대수 2만5천대 미만으로 완화했다.

환경기준도 기존 합의에서 19% 완화된 기준을 적용토록 했다.

한-EU FTA에서는 한국에 수입되는 가솔린 승용차의 경우 2014년 이후 유로6에 한해 유럽기준을 인정키로 하고, 그전까지는 브랜드별 1천대씩 연간 6천대만 유로5를 예외적으로 인정해주기로 해 EU 측이 예외 인정 대수를 늘려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 측면에서 유럽 차들은 미국은 물론 한국보다 강점을 보이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EU의 추가협상 요구 우려는 한국이 기존 합의를 뒤집고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에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는 선례를 남긴 데서 주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애초 한-EU FTA 체결 시 유럽 자동차 업계는 "시장개방이 과도하다"고 불만을 토로한 터여서 이 차제에 한국과의 추가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EU가 추가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한-EU FTA 내용이 한미 FTA 내용보다 불리하다고 판단해서라기보다 한미가 추가협상 선례라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FTA가 자동차뿐 아니라 다른 많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어 뚜렷한 명분 없이 쉽사리 추가협상 요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