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이 자동차 부문에서 요구한 내용은 관세철폐 시한의 연장과 함께 ▲자동차 관련 세이프가드 (긴급수입제한조치) 마련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연비.배기가스 기준 적용 완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기준 적용 완화 등이다.
이 가운데 세이프가드와 연비.배기가스 기준 적용완화 등은 한국 측이 신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져 결국 관세철폐 시한 연장 문제가 막판까지 최대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자동차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더라도 가격경쟁력에서 열위에 있는 미국 자동차가 태평양을 건너 한국 시장에 침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과, 결국 미국에서 점유율을 8%까지로 끌어올린 현대.기아자동차를 견제하는 것이 미국의 가장 큰 관심사였음을 보여준다.
관세철폐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측은 자동차 부문의 관세철폐 시한을 연장하는 대신 농산물과 여타 부문에서 그에 상응하는 미국 측의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이 자동차부문에서 물러설 여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차라리 다른 부문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차선을 택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의 결과로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공화당의 요구에 밀려 고소득층을 포함한 감세연장안에 타협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며, 이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노조와 진보진영의 불만을 고조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한미FTA 협상 자동차 부문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어내지 못하면 지지기반의 와해에 직면하게 돼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철폐 유예 문제에 끝까지 집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입장에서 자동차 관세철폐 시한 연장에 양보하는 대가로 농산물 등 여타 부문에서 얼마나 실익을 챙겼는지는 양국의 발표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자동차라는 덩치를 상쇄할 만한 교역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손익계산상으로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초 미국은 FTA 협상 초기 단계에서 ▲픽업 트럭을 아예 FTA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국이 한국시장에 수출하는 자동차 물량만큼만 한국차에 대해 FTA 혜택을 주며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근거를 한국 측이 입증해야 한다는 등의 요구조건을 내걸었으나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 측이 이런 부분을 상당부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이 자국 자동차 시장 방어를 위해 수많은 협상 카드를 내놓으면서 한국 측을 압박, 끝내 자동차 관세철폐 시한 유예라는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컬럼비아<미국 메릴랜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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