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통장에서 허락없이 돈을 인출한 일이 드러나면서 이혼 재산분할 소송 때 이 부분이 반영됐더라도 금융기관에는 불법으로 인출한 돈을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청주지법 민사2단독 김춘수 판사는 27일 "부당하게 인출한 2천6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충북 음성군의 한 금융기관이 이혼 전 남편 돈을 인출한 김모(69)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에서 "2천4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남편과의 재산분할 소송에서 피고가 인출한 돈을 남편에 대한 채무로 봐 재산분할이 이뤄졌으므로 자기에게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재산분할 소송의 기판력(효력)은 피고와 남편에게만 미칠 뿐 원고에게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예금자가 남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에게 돈을 지급한 만큼 안 갚아도 된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원고는 남편을 대리해 돈을 찾으러 온 피고에게 예금을 수령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착각해 예금을 지급했던 만큼 원고가 피고에게 채무가 없음을 알고도 돈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김씨는 인출한 돈을 뇌경색으로 쓰러진 남편의 병원비와 생활비로 썼다는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2007년 4-5월 남편이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틈을 타 2천40여만원을 인출했으며 이듬해 11월 소송을 통해 이 부분을 뺀 재산을 분할받으며 이혼했다.
그 뒤 금융기관은 "통장에서 인출된 2천60여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에서 지면서 김씨의 남편에게 돈을 물어준 뒤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