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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미국 양적완화 성공 가능성 미지수"

입력 : 2010.11.23 14:31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세계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성공여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2011 신한금융투자 리서치포럼' 특별강연에서 "밀턴 프리드먼이 1930년대 미국 대공황에 대해 연준이 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였어야 했다고 언급한 적이 있지만 실제로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는 "금융회사를 규제하고 파생상품을 보완하는 작업은 빨라야 5~6년 뒤에나 성과를 보일 것"이라며 "결국 지금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최근 선진국들의 노력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금융위기를 수습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각국 정부가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견해를 보였다.

그는 "경제가 시장 중심으로 움직일 때는 정책을 펴기가 쉽지만 정부가 나서야 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며 "선진국들이 과거에 경험해보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에 정책의 폭과 깊이를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본이 자유화되고 규제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세계 통화정책"이라며 "결국 유럽중앙은행(ECB) 모델처럼 전 세계를 포괄하는 중앙은행이 필요한데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고, 만든다 해도 만족할 수 있을지 역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또 "연준이 세계 경제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를 모색하는 데 난관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강연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늘리더라도 금융기관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으면 시장에 돈이 돌지 않을 수도 있다"며 "금융시스템이 워낙 복잡해져 통화정책 효과를 예측하는 일이 예전처럼 단순명료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나중에 경기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게 됐을 때 양적완화를 멈추고 풀었던 돈을 적절하게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총재는 한국의 역할에 대해 "우리는 선진국도, 신흥 시장국도 아닌 중간자적 입장으로 이같은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바로 뒤에 따라오는 국가들에 가장 실용적인 도움을 주며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이 내려도 오르는 종목은 있다"며 "경기가 어렵더라도 개인이나 기업은 실망할 필요가 없다. 지금 보는 5년 전망과 5년 뒤의 전망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