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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아는 교육방법은 체벌 뿐?

우상욱

입력 : 2010.11.15 11:59


서울시 교육감이 교육 현장에서 체벌을 원천 금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체벌을 대신할 메뉴얼을 내놨습니다. 꼼꼼히 들여다보고 연구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나온 메뉴얼 만으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통솔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수록 학생들은 거칠어지고 반항적으로 변하는 반면 교권의 힘은 약해지는 상황에서 일거에 체벌이라는 수단을 빼앗기는데 대해 선생님들의 걱정과 우려를 어느 정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도 몇해 전 교육부를 출입했기 때문에 체벌의 교육적 효과 여부에 대한 논란은 듣고 취재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법조 기자인 만큼 교육적 관점을 떠나서 순전히 법적인 내용과 상식적인 논리로 교육 현장에서의 체벌 문제를 따져보고자 합니다. 오히려 밖에서 들여다보며 훈수할 때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신통한 수를 내놓을 수 있으니까요.

먼저 법적으로 체벌은 폭행죄를 구성합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우리나라 형법에서는 타인에게 물리력을 가해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현장에서의 체벌도 그런 의미에서 폭행죄에 해당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죄를 구성한다고 해서 모두 처벌 되지는 않습니다. 법적으로 '위법성 조각사유'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법한 행위가 ①정당행위거나 ②정당방위, ③긴급피난, ④자구행위, ⑤피해자의 승낙을 받았거나 또는 ⑥진실을 발표할 권리에 따른 것이라면 법적 책임을 면해줍니다. 교육을 위한 체벌은 이 가운데 첫번째인 정당행위로 인정을 받아 지나치지만 않다면 용인돼왔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정당행위냐' 라는 개념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잡혀온 피의자에 대해 툭하면 '주리를 매우 틀라'라고 외쳐댔던 반면 근대적 법체계가 성립한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고문이 금지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군대에서의 폭행이나 얼차려 기준이 변화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죠. 따라서 교육을 위해 체벌을 해도 정당행위로 인정받는 것은 시대 정신의 흐름이나 요구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폭행에 의한 처벌에 대해 시대적 판단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다 아시다시피 갈수록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중동이나 동남아 일부 국가에 아직 채찍질 등의 태형이 남아 있습니다만, 소위 선진국에서는 설사 범죄자라 하더라도 신체에 물리적 고통을 주는 형벌을 가하는 행위는 사라졌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곤장 20대', 이런 판결은 없지 않습니까. 유독 군대와 학교에만 체벌이 존속됐습니다만, 이제 군대도 거의 사라졌다고 하죠. 오로지 남아있는 곳은 학교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교육현장에서도 변화를 꾀할 때가 됐습니다. 체벌 대신 더 교육적이고, 인간적이며,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는 대체 수단을 개발해야만 합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학생들이 육체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마지못해 교육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더 자발적으로 이해하고 수긍함으로써 따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시대적 흐름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체벌 금지에 대해 교총을 비롯한 교육단체나 일부 언론들의 반응은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마치 '체벌 금지'가 비현실적이다 못해 비교육적인 것처럼 매도하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하면 체벌을 대신할 교육 수단을 만들어낼까 고민하기보다 체벌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에 진력하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은 체벌 외에다른 교육 방법은 아예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제가 자라면서 학교에서 만났던 선생님들은 대부분 체벌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일부 선생님들은 절대 매를 들지 않으면서도 훌륭하게 학생들을 통솔하셨습니다. 사실 좋은 선생님이냐, 아니냐는 기준은 체벌을 잘하냐, 못하냐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고 헌신적으로 노력하느냐에 있습니다. 

'애정 어린 매'라는 말은 좋지만 각자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십시요. 이렇게 평가할 수 있는 매를 쉽게 떠올릴 수가 있나요? 대부분은 부적절하거나, 너무 과하거나, 비교육적이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학생들을 진정 사랑하는 교사라면 체벌 외에도 학생들을 교육적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방안들을 찾아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체벌 금지의 속도조절에 대해 논의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체벌 금지는 어불성설이라'는 식의 일부 주장은 전혀 생산적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