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에 있었던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는 올해로 2회 째를 맞이하는 음악 행사다.
2005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해서 몇 년 전 부터 지산 밸리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월드 DJ 페스티벌 등 커다란 규모의 음악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이들 중 월드 DJ 페스티벌과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 등은 락과 분리된, 일렉트로닉 음악만을 다루는 전문적인 디지털 사운드 축제다. 이는 그간 서울 시내의 몇몇 클럽에만 집중되어있던 일렉트로닉 음악의 대중적인 기반이 점점 확립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스페인의 바로셀로나에서는 1997년을 시작으로 매년 Sonar Festival이 열리고 있다. 지금은 유럽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했지만, 시작은 로컬 DJ들과 라이브 밴드들이 주도하는 음악 축제에 불과했다.
지금의 소나르는 음악은 물론 영상, 사진 같은 각종 미디어 아트 외에도, 인터랙티브 아트와 게임 관련된 전시까지 진행하고 있다. 신나는 DJ Party와 마찬가지로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전시까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인터렉티브 아트 등이 '첨단'을 지향하는 장르인 만큼, 첨단의 시대를 사는 대중들이 그것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도 이처럼 디지털 사운드의 영역이 전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움직임을 목격할 수 있다. 그 예로 이 달 내한한 alva noto의 공연을 들 수 있다.

▲알바 노토
알바 노토(본명 : 카스텔 니콜라이)는 독일 출생의 아티스트로서 수학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소리와 영상을 사용한 공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음파와 광파를 사용한 인간의 인식과 관련된 실험은, 관람자의 오감을 자극한다. 그의 사운드 실험은 음악을 단순히 음악의 영역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그 너머의 어떤 경지를 향해 간다. 하지만 실험이라고 해서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었다.
무대 세팅은 여느 DJ 들에게서 보아왔던 것처럼 평범했다. 테이블에 랩탑과 믹서와 각종 음향장비들이 놓여있고, 뒤에는 영상이 흘렀다. 음악 또한 지루할 틈 없이 청취자에게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끊임없이 흐르는 비트는 몸을 들썩이게 했다. 다만 더 심화된 감상을 요구한다는 점이 여느 음악 축제와 달랐을 뿐이다.
알바 노토의 공연은 디지털 사운드의 영역이 보편적인 것에서 보다 고급화된 양식의 문화 예술로 옮겨가고 있으며, 그 반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던 파인 아트계열의 실험 음악이 대중적인 영역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직접 확인한 바, 공연은 거의 만석이었다. 이미 소수의 마니아들에게 그 이름이 알려져 있었더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종류의 공연이 생소하다는 실정을 생각해 봤을 때, 이번 알바 노토의 내한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만하다.
이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부터 보다 많은 대중이 이런 체험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장우 SBS U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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