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국 중재안 제시 24일 막판 합의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을 6% 이전하기로 한 합의는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우리나라엔 피를 말리는 작업이었다.
7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IMF 지분을 선진국에서 신흥국, 과다 대표국에서 과소 대표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문구 자체가 애매해 이후 전혀 진전이 없었다.
이에 따라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 정부엔 비상이 걸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IMF 지분 조정 문제를 각별히 챙길 것을 지시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처럼 IMF 쿼터가 급감하는 국가도 배려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8월 미국이 IMF 이사 선출 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IMF 지분 개혁이 교착 상태로 빠짐에 따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포함해 우리 정부 대표들이 각국과 면담을 통해 미국 등 선진국의 속내 파악에 주력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8일 열린 IMF 연차총회에서 IMF 지분의 각국별 조정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성과가 전혀 없자,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가 IMF 지분 톱 10에 들어가고 중국이 3위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분 중재안을 IMF에 지시하고 각국에 설득 작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10월 말에 열린 경주 G20 회의에서는 장관회의에서 IMF 각국별 지분 조정안을 즉석 상정에 한 번에 타결하려는 전략을 세웠으나, 23일 오후까지 난항을 겪자 이 대통령이 직접 경주까지 내려와 타결을 촉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IMF가 각국별 지분 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직접 주요국가를 모아 회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급기야 IMF의 조정 아래 23일 오후 6시와 오후 10시에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벨기에 재무장관들이 모여 논의했으나 큰 진전이 없었다.
이어 경주 G20 재무장관 본회의가 시작되는 24일에는 행사 시작 시각을 늦추면서 오전 8시 15분에 우리나라 중재 아래 선진 7개국(G7)과 브릭스 재무장관들이 모여 최종 담판을 벌였고 이후 첫번째 세션이 끝난 뒤 다시 쉬는 시간에 모여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됐다.
당초 우리나라는 IMF의 지분 개혁 합의를 서울 정상회의에 발표해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 대통령이 서울 정상회의까지 미룰 경우 다시 각국간 이견이 제기될 수 있으니 경주에서 끝내라고 지시해 결국 경주 코뮈니케에 IMF 합의가 실릴 수 있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IMF 지분 개혁은 시급한 만큼 경주 G20 장관회의에서 마무리 짓고 서울 회의에서는 축제의 자리로 만들자고 했다"면서 "이번 지분 개혁으로 한국은 역사상 가장 높은 지분율을 갖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