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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중수부-느긋한 임병석…최종 승자는

입력 : 2010.10.31 11:16


임병석 C&그룹 회장의 기소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검찰과 임 회장 사이의 피말리는 수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비자금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의 전모를 파악하는데 결정적인 진술을 받아내려 파상공세를 펼치는 검찰과, 하나의 혐의라도 벗고자 기술적인 반박을 펼치는 임 회장 간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로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사기 대출과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의 혐의로 지난 21일 체포해 구속한 임 회장의 1차 구속기한(10일)이 만료됨에 따라 30일 법원에 기한 연장을 신청해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임 회장은 2차 구속기한이 끝나는 내달 10일 재판에 넘겨지게 된다.

수사착수 열흘이 지난 현재 중수부의 속내는 그리 편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그룹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동시에 임 회장을 체포ㆍ구속시키는 속도전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의 수사 성과가 영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남은 열흘 안에 임 회장의 입을 열지 못하면 이번 수사가 실패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검찰이 오히려 쫓기는 입장이 된 셈이다.

수사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본 임 회장의 한 변호인은 "1년4개월 만에 기지개를 켠 중수부 수사치고는 어딘가 좀 느슨한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검찰의 최대 고민은 임 회장이 당초 생각했던 만큼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임 회장을 전격 구속한 뒤 회계장부 등 압수물을 토대로 '팩트' 확인에 치중했던 검찰은 28일 처음으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면서 그를 본격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지만 의미 있는 진술을 받아내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그룹의 고위 임원들을 조사하면서 확보한 각종 비리 관련 진술과 자료를 토대로 임 회장을 강하게 몰아붙였으나, 임 회장는 계열사 부당 지원에 따른 배임 혐의는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비자금과 정관계 로비의 전제가 되는 횡령 혐의는 끝까지 부인했다.

임 회장은 그룹 내 영업상황은 물론 계열사간 돈의 흐름 등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챙기며 업무를 완전히 장악했던 관계로 정곡을 찌르는 송곳 같은 추궁에도 막힘없이 진술을 풀어내고 있어 검찰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검찰은 임 회장의 입에 의존해온 전술을 바꿔 보다 많은 참고인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뒤 배후를 치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남은 열흘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현재의 수사상황이나 시간적인 제약에 비춰 비자금 조성이나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바로 치고 나아가지는 못하더라도 임 회장 기소 이후에라도 이러한 의혹으로 수사 방향을 틀 수 있는 최소한의 단서를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주에는 C&그룹의 전ㆍ현직 임원 외에 말단 직원까지 대거 소환되고, 비자금 창구로 지목된 위장계열사나 임 회장 개인회사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이 집행되는 등 대대적인 `먼저떨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그룹 수사의 성패가 달린 열흘간 촘촘한 그물망으로 임회장을 에워쌀 검찰과 상대적으로 느긋한 상태에서 그물 사이의 틈을 노리는 임 회장의 두뇌싸움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와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