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소비자리포트] 당첨자들 우롱하는 '경품 행사'

남정민

입력 : 2010.10.31 18:29

동영상

<기자>

비싼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건  각종 '경품 행사'.  소비자 입장에서는 운만 좋으면 이런 상품들이 내 것이 된다는 솔깃해지곤 하는데요, 일부에선 이런 경품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한 포털사이트의 이벤트에 당첨돼 스마트폰을 받게 된 회사원 김진경 씨.

소득세 등 8만 7천 원을 내고 기다렸지만, 업체 측은 또 다른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김진경/경품 당첨자 : 2-3년 약정이 걸려있고 더 황당한건 그걸 지키지 않으면 제가 돈을 내야 된대요. 결국은 이벤트를 핑계로 해서 장사하겠다는 거잖아요. 그 핸드폰 팔아먹는 거잖아요.]

경품을 받지 않기로 하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이런저런 핑계를 댔습니다. 

돈을 돌려받기까지는 무려 석 달이나 걸렸습니다. 

제품이나 브랜드 홍보를 위해 자주 열리는 '경품 행사'.

운만 좋으면 '공짜'로 상품을 받는다는 생각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이 때문에 대대적인 광고 없이도 큰 홍보 효과를 봅니다. 

[ 김은하/소비자 : 생필품이나 이런 경품을, 1만원 이상 구입을 해야될 때도 9천 5백원짜리 샀는데도 한 개를 더 사서 구입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품행사 정보만을 모아 보여주는 업체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씨처럼 이런 '경품' 때문에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유소의 경품행사로 제주도 여행권에 당첨됐던 박찬호 씨 역시 곤욕을 치렀습니다. 

제세공과금 9만 6천 원을 입금하고 경품을 받았지만, 막상 이용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인터넷 예약은 오전 9시 정각에 시작되자마자 마감, 상담전화는 늘 불통이었습니다. 

두 달간 예약에 매달리던 박 씨는, 결국 경품을 포기하겠다며 제세공과금 환불을 요구했지만 여행사 측은 '이미 경품행사가 끝나서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박찬호/경품 당첨자 : 애기엄마가 주유소에서 또 3장을 받았어요. 근데 다 됐어요, 그게 3등에. 이 회사가 제세공과금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얼마전  한 외식업체는 경품 당첨자 발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습니다.

참여자보다 당첨자 수가 많았고, 1등에서 4등까지 큰 경품을 탄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이른바 가짜 명의로 밝혀진 것입니다.

업체는 부랴부랴 당첨자 명단을 다시 공지했지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긴 어렵습니다.

[배향미/경품 당첨자 :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벤트 경품행사를 열지 말았어야 하는데 소비자를 우롱한 거죠. 기대감을 만들게 하고 그걸 또 이용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죠.]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경품과 관련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불만은 3백 74건에 이릅니다. 

과다한 비용을 청구하거나, 약속한 경품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조샛별 과장/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 : 이용과정에서 추가비용을 과다하게 요구하는 피해가 많은데요, 무료로 이용하는 경품이 아니라 내가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상품을 구입하는, 결국 이런 계약인 것이 많습니다.]

뒤늦게 이런 내용을 알고 항의하더라도, 소비자들을 탓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문제가 생겨도 환불해 주면 그만이라는 식이지만,  이런 업체들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김진경/경품 당첨자 : 이벤트 당첨됐을 때 절차가 어떻게 되는 거고, 상품은 어떻게 받는 거고 이런 걸 숙지하지 못한 게 제 불찰이라는 식으로도 얘기하더라구요.]

현행법상 경품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소득세 20%와 주민세 2%가 부과됩니다.  

경품에 대한 세금 명목으로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경우  의심해 봐야 합니다.

또 경품에 응모하기 전에는 이용방법이나 사용 기한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