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형법 92조 '위헌' 논란
지난 2008년, 육군 강 모 중사가 소대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군형법 92조가 적용된건데요, 당시 재판을 맡은 군사법원은 이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습니다.
군형법 92조는 어떤 내용일까요?
- 계간 기타 추행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009년 11월 2일에 일부 개정이 되는데요.)
- 계간이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여기서 '계간'이 무슨 뜻이냐고요?
'남성간에 성적 관계를 맺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런데 '계'라는 글자가 닭을 뜻하는 '鷄(계)'라는 글자여서, 동성애를 비하하는 안 좋은 단어라고 하네요.
어쨌든 군형법 92조를 꼼꼼이 들여다보면 다양한 의문들이 생깁니다.
'강제 추행뿐 아니라, 서로 합의로 이뤄진 동성애도 처벌을 하는 건가?'
'군대 내에서 남녀 간에 성관계가 이뤄진다면, 이것 역시 형사처벌을 할까?'
'내부 규정으로 징계를 할 수도 있는데, 징역 2년이라는 형사처벌이 심한 것은 아닐까?'
'그럼 휴가 중 군대 밖에 있을 때 이뤄진 동성애 관계도 처벌을 받는 것일까?'
이런 비슷한 의문들을 가지고, 당시 군사법원도 위헌 제청을 했을텐데요, 아직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후, 지난 5월 한 인권단체가 인권위에 다시 한번 진정을 합니다.
군형법 92조의 위헌성을 검토해달라고요.
인권위는 지난 수요일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이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해당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로 결정합니다.
동성애자의 평등권과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자유 등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죠.
하지만 인권위 결정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어제 인권위에 갔더니 이번 결정을 철회하라는 피켓팅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동성애를 군대 안에서 허용하면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을 어떻게 군대에 보낼 수 있겠느냐. 이성애자인 사람들이 군대에 가서 오히려 동성애자로 변할까봐 무섭다" 등등..
중요 당사자인 국방부의 입장은 어떨까요.
'군대'라는 집단생활이 이뤄지는 특수한 조직에서 군기강 확립과 전투력 향상을 위해 군대내 동성애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군대 내 동성애 처벌'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죠?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2년 군형법 9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당시 사안의 쟁점은 '이 조항이 인권 침해냐 아니냐'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8년이 지났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달라졌고, 군형법 92조가 동성애자의 평등권 등 인권을 침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더욱 커졌습니다.
헌재는 이번에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동성애가 과연 군대 안이든, 군대 밖이든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이성애가 군대 안이든, 특히 "밖"에서 이뤄진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까요.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게 아니라, 인권적 측면에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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