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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안이한 초동 대응…여대생 납치당해

입력 : 2010.10.28 16:49|수정 : 2010.10.28 17:00


대전동부경찰서가 납치미수 사건에 안이하게 대응하면서 결국 여대생이 실제로 납치당하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대전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40분께 대전시 동구 가오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귀가 중이던 대전 모 대학 재학생 A(18)양이 납치됐다.

다행히 사건발생 8시간여 만에 경북 칠곡경찰이 납치용의자인 김모(21)씨 등 2명을 검거하면서 A양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 준 경찰의 안이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씨 등이 A양을 납치하기 1시간 전께 동구 대동의 한 노래방 앞에서 부녀자 납치를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던 것.

경찰은 "이날 오전 2시30분께 납치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며 "20대 남성들이 노래방 앞에서 부녀자를 강제로 태우려는 것을 신고자가 수상히 여겨 '아는 사람이냐'라고 물었더니 범행을 포기하고 도주했다는 내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신고자는 차종과 차량 번호를 알려줬으나,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피해가 없다는 사실만 확인한 뒤 철수했다.

그러나 1시간여가 지난 이날 오전 3시40분께 A양이 김씨 등에게 납치됐고, 경찰 확인 결과 납치미수범과 김씨 등이 동일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즉, 경찰이 사건 접수와 함께 용의차량을 수배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초동대처만 빨랐다면 A양의 납치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양의 부모로부터 납치신고가 들어 온 오전 5시52분까지 경찰은 '납치 의심 출동'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3시간여의 귀한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A양 납치 사실이 보고된 뒤에도 사건을 해결해야 할 동부경찰서 형사과 직원 12명은 'G20 대비 경찰 합동훈련'에 동원되면서 서울로 올라가는 등 지역현장의 민생치안에 허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이에 대해 대학생 강모(25.여)씨는 "납치가 안됐다고 수사를 부실하게 하다 보니 결국 납치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며 "국가적 큰 행사의 경비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시민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동부서 관계자는 "형사과 직원 48명 가운데 12명이 G20 훈련으로 빠지는 것을 고려해 수사과 직원 8명을 투입, 범인 검거에 나서는 등 인력에는 모자람이 없었다"면서 "지방청과 본청을 통해 즉각 공조수사를 요청해 사건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른 행사 때문에 업무 공백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시민의 치안에도 문제가 없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날 여대생을 납치한 혐의(인질강도)로 김씨 등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이날 오전 3시 40분께 대전시 동구 가오동에서 귀가 중이던 대전 모 대학 재학생 A양을 훔친 갤로퍼 승용차를 이용해 납치한 뒤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