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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권 회수 '초강수' 가는 4대강 사업

입력 : 2010.10.27 09:57


정부가 경남도에 맡긴 낙동강 공사 대행 사업권을 강제 회수하기로 하면서, 결국 4대강 사업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빚고 있다.

경남도가 사업 반대를 공식화하고 국토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의했으나 국토부는 그동안 협의는 할 만큼 했고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경남도의 의사가 분명해진 만큼 정부가 이를 직접 맡아 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내주 초, 이르면 11월1일을 통보 날짜로 정한 것은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해외 출장 중인 상황이어서 부재 시 사업권 회수를 알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지자체뿐 아니라 광역지자체-기초지자체 간, 여야 간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4대강 사업을 꾸준히 반대해온 환경·종교·시민단체의 반발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다릴 만큼 기다리고 협의할 만큼 했다" = 국토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관계자는 "경남도가 지속적으로 사업 추진을 지연하면서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7월 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명의로 경남도에 공문을 보내 8월6일까지 4대강 사업을 계속할지, 대행 사업권을 반납할지 답변하라고 요청했음에도 경남도가 석달이 지난 26일에야 국토부가 참여하는 '낙동강사업 조정 협의회' 구성을 제안한 것은 사업 시기만 지연하겠다는 전략에 불과하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경남도는 그러면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해 13개 공구 사업 대행권을 반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남도와 2009년 협약을 체결하고 나서 수차례 방문 및 문서 협의를 통해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할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지사가 바뀌었다고 국가와의 계약 사항을 모두 재검토한다면 어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겠느냐"고 말했다.

국토부 장관과 부산국토청장 등이 5차례 도를 방문해 협의했고, 사안이 생길 때마다 문서로도 5차례 협의했으며 주민 설명회도 거쳤던 만큼 충분한 논의 과정을 밟았다는 게 국토부 주장이다.

국토부는 따라서 경남도의 사업 의지가 전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수자원공사가 직접 공사를 시행하는 보 건설이나 준설 등에 비해 사업 속도가 너무 느린 이들 위탁 공구에 대한 사업권을 회수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 하여금 직접 공사를 수행하도록 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 "경남도만 사업 추진 지지부진" =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의 170개 공사구간 가운데 각 지방국토관리청이 지자체와 사업 대행 협약을 맺은 공구는 54곳(31.8%)이다. 세 곳 중 한 곳에 조금 못 미치는 셈이다.

지역별로 경남·북 각 13곳, 부산 7곳, 충남·북 각 4곳, 전남 3곳, 경기 3곳, 전북 2곳, 강원 1곳 등이다.

이들 광역 지자체는 각 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지역 건설·토목업체 등과 해당 공구의 준설 및 보 설치 등에 대한 장기 공사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국토부는 '협약 해제 등은 당사자 협의에 의해 할 수 있다'는 조항이 계약조건에 명시돼 있고 지자체가 사업 추진을 게을리했을 뿐 아니라 사업 시행 의지가 전혀 없어서 충분히 계약을 해제할 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남도가 사업을 대행하는 공구는 낙동강 6~15공구, 47공구(남강), 48공구(황강), 섬진강 2공구 등 13곳으로 전체 공정은 15.6%, 준설의 경우 7천만㎥ 중 1천400만㎥(20%) 수준이다.

특히 매리지구인 낙동강 7~10공구는 공정률이 1.6%에 불과하고 47공구는 전국 위탁 사업장 가운데 유일하게 발주조차 하지 않고 있다.

더 추가 실태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사실상 공사를 위한 가건물만 설치한 상태로, 강 주변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조차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다른 시도의 공정률은 경기 34.1%, 경북 21.6%, 충남 18.8%, 충북 15.9%, 전북 25%이다.

4대강 전체의 평균 공정률은 31.4%로, 수계별로는 한강 34.6%, 낙동강 30.0%, 금강 37.8%, 영산강 28.5%이며 보 설치는 55.3%, 준설은 36.9% 진행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낙동강의 경우 수자원공사가 맡은 보 설치와 준설 등의 공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어 평균 공정률은 다른 곳보다 썩 낮지 않지만 지자체가 공사를 대행하는 구간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갈등 커질 듯 = 국토부가 사업권 회수라는 최후통첩을 하게 되면 경남도와의 정면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는 사업권 강제 회수에 따른 행정소송이나 가처분신청 등을 검토 중이고, 준설토 적치 및 농경지 리모델링 허가 등 지자체의 권한을 최대한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동강을 끼고 있어 사업 추진을 원하는 도내 일선 시군과 경남도의 갈등도 증폭될 전망이다.

아울러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도 정부와 청와대에 대해 "소통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인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동시에 4대강 사업 예산 줄이기에 나서는 등 예산 국회에서 일대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해온 환경·종교·시민단체의 반발도 최고조에 이르는 등 이번 조치가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국토부는 다른 시도에 대해서는 대행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사업권 회수 등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