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씨의 네번째 소환
오늘(26일) 김미화 씨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네번째 소환 조사를 위해 출석했습니다. 역시나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어떤 내용을 공개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김미화 씨는 회견문을 통해 경찰 수사가 KBS가 고소한 혐의인 '명예훼손'에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갖고 있는 유형·무형의 소위 '블랙리스트', '출연금지 명단'이 있느냐 하는 것은 수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거죠. 제 취재 결과 또한 그렇습니다.
경쟁 방송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타방송사를 비방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저 또한 KBS와는 좋아하는 선배와 동기가 있는 정도의 '인연'은 있으니까요. 하지만 합당치 못한, 입맛에 따른 출연 금지 명단에 관한 문제는 다릅니다. 방송인의 인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랙리스트에 관한 수사는 없어 보입니다. KBS 입장에서도 차라리 그 부분에 있어서 수사를 하는 것이 속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없는데 계속 '있지?있지?'하며 사람들이 의혹을 지니고 바라보는 것보다 확실히 밝혀주는 게 시원한 것 아닐까요? 제가 누구의 잘잘못을 가릴만한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상황은 바라보는 제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기자회견문 전문을 공개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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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여러분,
저는 오늘 트위터발언 당일 KBS로부터 고소당하고 네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경찰조사 113일 째입니다.
처음 경찰서에 조사 받으러 와, KBS의 소장을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소장에는, "김미화를 처벌해주고, 김미화에게 처음 발설한 직원을 찾아내 처벌해 달라"고 되 있었습니다. 경찰조사를 받는 내내, 끊임없이, 저는 발설한 사람이 누구냐를 물었고, 저는 끊임없이 말할수없다 였습니다.
결국, 경찰에서 제 전화기록을 뒤져 연예가중계PD와 작가를 알아냈고, 오늘 저는 연예가중계 작가와 대질심문을 앞두고 있습니다. 장기간 경찰조사를 통해서 KBS가 주장하는 바,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김미화는 남편의 음반발매 홍보를 위하여 KBS 프로그램(연예가중계)에 출연요청을 수 개월간 요청하다 거절되자 이에 대한 개인적 울분으로 트위터에 허위사실을 게재함"
저와 제 남편이 재즈음악 앨범을 낸 것은 사실입니다.
저의 남편은 교수로 재직하면서 프리랜서 재즈음악 프로듀서로 일해오고 있습니다. 음반이 완성된 것이 6월 말인데 제가 트위터에 글 올린 날이 7월 6일입니다. 저는 수 개월간 출연을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연예가 중계'에 7월 13일 예정이었던 음반제작 발표회(쇼케이스)를 취재할 의사가 있는지 제 친구이자 해당 프로그램 작가에게 물은 적은 있습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 마다 있습니다. 특성상 한 방송사에서 취재결정이 되면 다른 공중파 방송에는 취재협조 요청을 하지 않는 게 관례입니다. KBS에 친구가 작가로 있으니 기회를 먼저 준다는 의미에서 보도자료를 만들기도 전에 우선적으로 의사를 타진한 것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2년 전에도 유사한 음반제작발표회를 했고 약 200여 취재진들이 경쟁적으로 취재했고 보도된 바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지금 이 사안의 본질은 'KBS에 블랙리스트가 유형 또는 무형으로 존재하느냐'에 대한 문제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넉 달에 가까운 경찰조사에서 KBS가 보인 행태는 사건의 본질을 터무니없이 지엽적인 상황으로 호도하여 KBS의 현장PD, 심지어는 작가와 저 김미화와의 진실게임으로 의도적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작 저 개인의 사적인 소통을 법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서 소모적 물의로 비화시킨 위에 계신 장본인들은 뒤로 숨어서 훔쳐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공영방송 KBS가 한 때 몸바쳐 일했던 연기자에게, KBS 시청료를 내고 있는 한 시청자에게 한 국민에게 취할 수 있는 행위입니까?
저는 이제 '연예가 중계' 작가와의 대질심문을 위해 출두했습니다. 저의 오랜 친구와 '진실공방'까지 치르는 상황입니다. 당시 저의 쇼케이스 취재의사에 대한 친구의 답변은 'PD와 회의를 해보니, 김미화는 출연금지 문건이 있어서 출연이 어렵다더라, 윗사람들과 오해를 풀어야겠더라' 였습니다.
지금 친구 작가는 '본인은 그런 말을 안했다'라고 경찰에서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친구를 끝까지 보호해 주려 노력했습니다.
이제 KBS는 저의 친구 사이도 갈라 놓는 악역을 하고 계십니다. 왜 이러십니까?
고소인 KBS, KBS의 실체는 누구입니까?
"KBS 사장, 임원, PD '개인'으로서의 명예는 있을 수 있지만 한국방송공사(KBS) 자체의 명예는 없다"는 어느 인사의 글이 생각납니다. 피소당한 김미화는 네 차례에 걸쳐 열심히 조사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고소인 KBS에서는 어느 누가 실체로서 조사를 받고 계신지요. 고소를 강력하게 주장하여 당일로 관철시키신 분들이 나오셔서 조사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요.
암묵적인 KBS내부 정서와 분위기를 전달했던, 아무런 권한도 없는 해당작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해 놓고 뒷짐지고 구경만 하시니 편안하십니까?
한편, 저는 막대한 변호사 비용을 개인적으로 책임지고 있습니다.
KBS는요? 혹시 제가 낸 시청료도 합쳐져서 고소에 따른 제반 비용에 사용되고 있는 건 아닌지요.
KBS에 전합니다.
더 이상 저에게 사과, 또는 유감표명을 요구하지 마십시오. 그간 열여섯 번의 요구는 KBS가 고소취하를 위한 명분을 찾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자해지, 일반적으로 고소취하는 고소한 사람이 하는 겁니다.
KBS는 조건없이 고소를 취하하고 저에게 사과하십시오. 그러면 저도 더 이상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고소가 취하되지 않는다면, 이 사건은 본질로 되돌아 갈 것입니다.
검찰조사가 시작되면, 'KBS 조직'이 아닌 내부의 '자연인',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KBS의 임원, 그 분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습니다.
이번엔 치사하게 뒤에 숨기 어려우실 겁니다. 고소를 감행하셨을 때처럼 당당하고 자신있게 나와서 검찰의 조사에 임하시길 바랍니다.
2010년 10월 26일
김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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