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한화수사 어디로 갔나요

박상진

입력 : 2010.10.26 11:28


지난달 16일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와 여의도 한화증권 사무실에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전격 압수수색. 지난 2006년 대검 중수부의 현대자동차 압수수색 이후 재계순위 10위권의 대기업 본사가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것은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

이미 열흘전쯤 검찰이 금감원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수백억원대 비자금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온 터라 놀라운 사실은 아니었지만 실제 대기업 압수수색은 주목할만한 사건이었다.

압수수색도 10시간 넘게 이어졌고 그룹 경호업체 직원과 검찰 수사관들의 신경전에 이은 물리적 충돌까지 있었고 경호업체 직원들이 현장에서 체포돼 구속되기도 했다. 

예상대로 압수수색 이후 연일 보도가 쏟아졌다. '김승연 회장 소유의 수십개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 '거기에 들어 있는 돈이 수백억에서 수천억에 달한다.' '당대의 강골검사 남기춘 검사장에게 한화가 걸렸다.' 등 한화는 풍전등화 신세로 묘사됐다.

그런데 정작 검찰은 조용했고 난 검찰이 언제나 그랬듯 정중동의 행보를 걷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후에도 관련임원 출국금지, 김 회장 가족들에게 비자금 유입 등 여러 기사들이 간간이 보도됐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기사가 방송과 신문에서 사라졌다.

언론사에서 한화의 로비를 받아 기사를 못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시청자와 독자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취재기자 입장에서 그건 단호히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능력이 부족해서겠지만 취재가 잘 안되는 상황이라 기사가 안 나오는 것이고 짧은 경험에서 보자면 보통 이런 경우 수사도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검찰의 입장은 물론 다른 것 같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서부지검을 유명하게 만든 태광산업 비리의혹 수사가 갑자기 불거지면서 한화사건이 언론의 주목을 덜 받고 있을 뿐이지, 수사는 차근차근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두 사건을 담당하고 서부지검 형사5부는 현재 검사 10명 가운데 6명이 태광수사를 담당하고 4명이 한화사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 인원으로 봐도 사건 비중이 절대 적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본격적인(내사기간을 빼고도) 수사 시작 이후 40일이 지나도록 검찰은 압수수색을 방해한 경호업체 직원에 대해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기소한 것 외에 다른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지도 못했다. 그룹 경영기획실 김모 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했다가 기각된 것이 전부라면 전부다. 반드시 사람을 잡아넣어야만 수사가 잘되는 것이야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검찰 수사에서 그러지 않은 적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그 만큼 한화수사는 우리 기자들이 모르는 검찰만의 방대한 프레임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금감원, 대검 등 손을 타는 동안 중요한 수사단서들이 없어진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검찰이 정말 고려해야 할 무엇인가가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