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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한국 시장을 대하는 자세

심영구

입력 : 2010.10.22 16:50|수정 : 2010.10.22 17:11


어제(21일)  정무위의 국정감사장에는 오랜만에? 외국인 증인 1명이 출석했습니다. (오랜만이라고 쓴 이유는 처음은 아닌 것 같은데 최근 국감에서는 없었던 것 같아서입니다.)

애플 본사의 서비스 부분 담당 시니어 매니저인 파하우디씨입니다.

애플사의 임원이 한국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까지 한 이유는 최근 소송까지 제기된 아이폰의 AS 정책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폰이 없어서 수리를 맡겨본 적이 없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아이폰을 구매한 뒤에 기기에 이상이 생겼을 때 신제품 교환은 개통 당일에만 가능하고 개통 다음날부터는 리퍼폰(refurbish phone-재활용 부품으로 만든 재생폰)으로 교환해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에서는 개통 다음날부터라도 신제품 교환이 가능하다는 게 이 문제를 지적한 의원들의 주장입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

또 아이폰4의 수신불량 문제 해결을 위해 애플사에서 추가로 지급한 '범퍼'라는 보조기구 문제, 옐로우 틴트(이른바 '오줌 액정') 문제 등에서도 한국 소비자가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아래는 유원일 의원실에서 정리한 비교표입니다.

또 무상수리 보증기간이 1년인데, 이 기간에 아이폰에 손상이 생겨도 애플사는 애플의 3단계 기준에서 '가벼운 손상'에 해당하는 경우만 무상 AS(리퍼폰)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제조상 하자인 경우에도 애플사 기준을 벗어나면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침수라벨이 변색된 경우엔 보증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사업자가 부담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명백한 불공정 약관이자, 제조물 책임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약관법 위반 문제로 인해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이폰 문제가 다뤄지게 된 것이죠 . 정호열 공정위원장은 전반적으로 조사해보겠노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애플사 임원의 답변은 참 답답했습니다.

지난 5일 국감에서 이미 애플 코리아의 한국인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그야말로 '모르쇠'로 일관해서 좀더 책임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 애플 본사의 시니어 매니저가 출석하게 된 건데요. (한국 시장이 그만큼 애플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비중이 있고, 또 최근 AS 문제로 최초로 소송까지 제기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저희는 한국의 국내 법을 충분히 준수하고 있다."

"AS 정책은 한국이나 중국, 미국에서 다 동일하다"

"한국 소비자에게 수준높은 AS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통역을 거치면서 시간이 좀 걸렸지만, 대체로 이런 내용의 답변이 반복됐습니다.

의원들도 답답했는지 계속 질문을 이어간 끝에, 그나마 진전된 답변이 나온 게 이 정도입니다.

 "한국의 규정을 다시 확인하고 준수할 것을 약속한다"

"한국에도 애플 직영점이 생기면 그에 맞게 조정할 의사가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의원들의 질문에 애플사 임원이 진땀을 흘렸다, 쩔쩔맸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썼는데,

제가 주욱 지켜본 느낌으로는, 글쎄요, 예상됐던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계획대로 했다, 정도일까요.

아이팟 터치를 써본 경험으로는 애플의 제품들이 참 갖고 싶게 잘 만들었다 싶긴 한데요, 스마트폰에 관심 많은 소비자 중에 일부가 아이폰, 특히 4.0을 예약하고 줄서서까지는 사고 싶지 않다고 반응하는 건 제품의 매력이 떨어지기보다는 제조사의 태도 탓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