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꾸지람에 치밀하게 방화 계획…사고 후 범행 은폐도
<8뉴스>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중학생 아들이 집에 불을 질러 부모와 할머니, 여동생까지 네 명이 숨졌습니다. 그냥 홧김에 불을 지른 게 아니라, 미리 치밀하게 계획된 방화였습니다.
김도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21일) 새벽 3시 반쯤 서울 하왕십리동 48살 이 모 씨의 아파트에서 불이 났습니다.
[공동주/동네 주민 : '뻥'하는 소리가 났죠. 무너지는 소리가 났었고, 이미 위층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었고…]
이 불로 이 씨 부부와 74살 박 모 할머니, 이 씨의 딸 11살 이 모 양 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초인종까지 녹아내린 참혹한 모습의 사고 현장입니다.
사고는 중학생인 숨진 이 씨의 아들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3살 이 모 군은 가족들이 자는 사이 미리 사놓은 휘발류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CCTV에 찍히지 않기 위해 계단을 이용해 도망갔습니다.
또 이 군은 휘발유 냄새가 밴 옷을 노숙자에게 줘 범행을 은폐하려 했습니다.
[김대권/서울 성동서 형사과장 : 태연히 자기는 홍대에 갔다 왔다는 거죠. 거기 우리 집이다. 그러면서 엄마를 부르며 울부짖는 거죠. 조금 쇼를 했죠.]
이 군은 고교 진학 문제 등으로 아버지로부터 자주 꾸중을 들은 것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짓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모 군/피의자 : 검사나 판사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고 기자나 에디터 같은 걸 하고 싶었는데…]
현재 만 13세인 이 군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서울 가정법원 소년부로 보내져 보호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남일, VJ : 황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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