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확보했다면 오너일가 이달중 소환가능성
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 비자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의 집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이번 수사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승부수라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된다.
이 회장의 모친인 이 상무가 자택 집무실에서 그룹 재무를 꼼꼼히 챙겨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이 비자금 의혹의 전모를 밝힐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면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압수수색이 몇박자 늦어지면서 이미 핵심 증거자료가 모두 치워진 상태였다면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21일 정오께 서울 장충동 이 상무의 집을 찾아 열쇠공을 동원해 자택의 내실(內室)과 금고 등을 샅샅이 뒤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앞서 서울 장충동 태광그룹 본사와 이 회장의 빌라 및 광화문 개인 사무실, 계열사 사무실, 부산의 골프연습장 등을 압수수색해 수백 상자 분량의 증거물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그룹의 주요 거점을 거의 다 압수수색한 검찰이 갑자기 이 상무의 집을 겨냥한 것은 그가 비자금 수천억원의 핵심 관리자 역할을 했다는 단서를 포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상무는 남편 고(故) 이임용 회장의 생전부터 회삿돈 관리를 전담했고 팔순의 고령인 지금도 본사 주차장 매출액까지 챙길 정도로 재무 문제에 권한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상무의 집에서 찾은 자료를 토대로 비자금 운용에 대한 증거 보강을 끝내고 이달 내로 이 회장과 이 상무 등 오너 일가를 대거 소환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상대로 선대회장의 유산을 상속받으며 조세를 포탈하고, 비자금을 불리고자 계열사에 배임·횡령 등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추궁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상무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두 차례 기각되면서 태광 측에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줬다는 점에서 검찰이 빈손으로 돌아왔을 개연성과 함께 당분간 태광과의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그룹 측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기업 활동에서 우발적으로 빚어진 법적 문제는 책임을 지겠지만 불법자금을 조직적으로 운용했다는 주장은 엉뚱한 오해"라고 강조해 왔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이 회장이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는 한편, 비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해 사세 확장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를 벌인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규명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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