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으로 복무 중 격렬한 시위진압 등에 따른 스트레스로 정신분열증을 앓게 된 40대 남성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부(박병대 부장판사)는 정모(45)씨가 '군 복무로 정신병을 앓게 됐다'며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달리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의 정신분열증은 입대 후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가해지던 전투경찰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다 선임병의 가혹행위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었고 징병검사에서도 정상 판정을 받은 정씨가 대학생들의 잦은 시위에 대응한 출동으로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1986년 6월 입대해 전경으로 근무한 정씨는 당시 불안정한 시국 상황에서 시위진압에 자주 동원됐으며, 군기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선임병으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기합을 받기도 했다.
정씨는 "자식을 몇백명 낳아야겠다" "노태우 딸이 내 신붓감이다"라고 말하는 등 과대망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대전통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1987년 6월 직권면직됐다. 현재 3,4세 정도의 지능을 가진 정신지체 2급 장애인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데 대한 거부감과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서 비롯한 스트레스로 정신분열증이 발병했다'며 소송을 냈으며, 1심은 '상이와 공무 수행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