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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길에 헤어진 게 평생 생이별 될 줄이야…"

입력 : 2010.10.20 15:53

60년만에 장남 상봉 앞둔 한신옥 할머니 눈시울


"6.25 전쟁이 나 온 가족이 피난길에 나섰다가 헤어진 것이 평생 생이별이 될 줄이야.."

오는 30일부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60년만에 장남 김광운(64)씨와 손자 등을 만날 예정인 한신옥(90.여.경기도 의정부시) 할머니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명단을 통보받고 체력단련에 들어갔다고 딸 노안나(54)씨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평안남도에서 남편과 양복점을 운영하던 한씨는 6.25 전쟁이 터지자 두살배기 차남을 둘러업고, 다섯살배기 장남의 손을 잡은 남편과 함께 피난길에 나섰다가 황해도 근처에서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남편 일행과 헤어졌다.

헤어진 가족은 이 일대에서 한참이나 서로 찾아 헤맸지만 길이 엇갈렸고, 시차를 두고 고향으로 발길을 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둘째를 업고 북상하던 한씨는 평양 근처에서 만난 인민군 장교가 총부리를 겨누며 "다들 남하하는데 왜 올라가는가."라며 "나도 아내가 있는데 서둘러 남하하라."라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다시 피난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한씨는 남편과 영영 소식이 끊겼고, 1년가량 둘째 아들이 있는 부산에서 생활한 것을 제외하고는 고향과 가까운 경기도 의정부시의 막내딸 집에 주로 머물며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마다 신청서를 냈지만, 북측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10년전 미국에 거주하는 시동생을 통해 장남의 생존소식을 들었고, 비밀리에 편지도 전해 받았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60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씨는 상봉성사 통보를 받은 후 마음이 설레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하면서도 "아들을 만나려면 건강해야 한다."라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원만한 상봉을 위한 기도에 열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의정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