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사용한 고가 인공호흡기 희귀병 소녀에 기증
"남편은 잃었지만, 남편이 사용했던 인공호흡기로 은지가 해맑은 미소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뇌출혈로 사망한 남편이 사용했던 고가의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를 희귀병을 앓는 10대 소녀에게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민영(55.여.가명.광주 서구 쌍촌동)씨.
이씨가 '남편의 숨결이 묻어 있는' 의료기기를 쾌척하게 된 것은 최근 집에 배달된 광주시보(빛고을 광주)에 실린 임은지(18.고3)양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나서다.
은지양은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2년, 심장질환으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던 중 척추가 S자로 휘어지는 '마르팡 증후군'(선천성 발육이상 질환)이란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았다.
은지양은 목뼈와 갈비뼈가 휘어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대수술을 2번 받았고 지난달에는 '원발성 폐성고혈압'이라는 합병증이 더해져 인공호흡기 치료가 절실한 상황.
더구나 은지양의 아버지는 5급 장애인으로 구두수선으로 생계를 어렵게 이어가고 있고, 은지양의 어머니는 신장이 좋지 않아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어 은지양의 병원치료비를 마련하기조차 쉽지 않다.
은지양은 병세가 악화돼 지난 5월부터 학업을 중단한 채 집안에서 거의 누워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한 이민영씨는 뇌출혈로 사경을 헤메다 지난 6월 세상과 등진 남편이 사용했던 인공호흡기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시가 1천500만원에 달하는 의료기기를 은지양에게 전달했다.
이민영씨는 12일 "2007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재활치료를 통해 완쾌되는 듯 했던 남편이 2008년 겨울 병원 검사 직후 악화돼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다가 돌아가셨다"며 "'숨이라도 편하게 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은지양 부모 말을 전해듣고 의료기기를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극구 사양한 이씨는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의료기기를 사용할 사람도 없는데 집안에 쌓아두면 아무 쓸모없는 것 아니냐"며 "은지양이 하루빨리 쾌차해 해맑은 미소로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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